전국 갯벌, 5년만에 여의도 면적 7배 줄어
입력 2010-12-29 00:23
“장래 복합산업단지로 개발된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 점에 대해 의구심을 가진 사람이 상당수다. 분명한 입장을 설명해 달라.”(고현철 대법관)
“새만금 사업은 농업이 목적임이 분명하다. 대통령이 간척지 활용 방식을 재검토하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사업이 변경되는 형편없는 나라가 아니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다.”(농림부 측 변호인)
2006년 2월 대법원에서 열린 새만금 사업에 대한 공개변론에서 오간 문답이다. 정부는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줄곧 “새만금은 100% 농지”라는 주장을 펼쳤고 결국 대법원은 다음달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정부는 2007년 농지 72%, 비농지 28%를 골자로 하는 토지개발 구상을 밝혔고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농지 30%, 비농지 70%로 기본 구상을 변경했다.
2008년 10월 경남 창원에서 열린 갯벌 등 습지 보전에 관한 람사르 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이 대통령은 “세계 도처에서는 많은 습지가 함부로 훼손되거나 사라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나는 이번 총회를 계기로 우리 국민이 습지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습지를 보전하고 가꾸는 일에 더욱 노력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현재 인천 강화도 남부와 장봉도, 용유도, 영종도로 둘러싸인 해역에 사업비 3조9000억원을 들여 시설용량 132만㎾급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인천조력발전소를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이 진행될 경우 사업 예정지 갯벌 면적이 현재 104.7㎢에서 86.8㎢로 약 17%(17.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충남 태안과 서산 일대 가로림만을 막아 2㎞의 방조제를 축조한 뒤 52만㎾ 규모로 조력발전소를 건립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인천시는 송도국제도시 건설을 위해 갯벌 19.08㎢을 매립했고, 28.56㎢를 추가로 매립할 방침이다. 국토해양부 조사 결과 2008년 전국 갯벌 면적은 2489.4㎢로 2003년보다 여의도 면적(8.4㎢)의 7.23배인 60.8㎢가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토부는 지난해부터 전남 순천 별량면 폐염전, 전북 고창 심원면 폐양식장, 경남 사천 서포면 송도∼비토섬 둑길 등 3곳을 시범사업지로 선정해 갯벌 복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국토부가 국내 갯벌의 경제적 가치를 분석한 결과 갯벌의 연간 평균 가치는 ㏊당 3919만원이었다. 전체 면적(2550.2㎢)을 고려하면 국내 갯벌의 추산 가치는 9조9934억원에 이른다.
선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