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천정배 최고위원의 저질 언어폭력

입력 2010-12-28 17:53

민주당 천정배 최고위원이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지난 26일 경기도 수원역에서 열린 ‘이명박 독재 심판 결의대회’에서 “이명박 정권이 헛소리 개그하는데 어떻게 해야 되겠나. 확 끌어내려야 하지 않겠나. 죽여 버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육군 해군 공군 참모총장은 (고향이) 어디인가. 경상도 사람들이다. 끼리끼리 해 처먹는 게 공정인가”라고 했다.

정치인은 말로 먹고산다고들 한다. 연설이나 대화로 상대방을 설득하기도 하고, 비판하기도 한다. 야당 정치인이 대통령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의무에 속한다. 대통령이 잘못할 경우 당연히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인의 말에는 품위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설득력이 생긴다. 천 최고위원의 발언에는 품위가 전혀 없다. 대통령 이름을 들먹이면서 ‘죽여 버려야 한다’ ‘해 처먹는다’고 한 것은 저질 언어폭력이다. 법무장관을 지냈으며 제1야당 최고지도부 반열에 오른 4선 국회의원이 한 발언으로 믿기지 않는다. 시정잡배들이 쓰는 말을 당의 공식행사에서 내뱉었다는 것은 정치인으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한다. 자라나는 어린이, 청소년들이 들었을까 염려된다.

더 큰 문제는 천 최고위원이 반성의 빛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자신을 비난하자 “내 발언은 이 정권에 분노한 민심을 대변한 것으로, 정권의 날치기 폭압을 규탄한 말”이라고 주장했다. 얼떨결에 한 실언(失言)이 아니라는 것이다.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이명박 정권이 국민들에게 죽여 버려야 할 대상으로 비쳐질 정도의 대역죄라도 지었단 말인가. 아무리 미워도 그렇지 상대방을 죽여 버려야겠다는 생각을 갖고는 정치를 계속할 수 없다. 국회 윤리위원회에서 징계를 논의해야 한다.

천 최고위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개혁특위가 홍보용 인터넷 만화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쥐에 비유한 것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국가원수 모욕에 다름 아니다. 그런 잘못된 행태를 고치는 것이 민주당 개혁의 제1과제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