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재해 잦은 인니에 기금 두고 재난 발생 때 긴급 구호 사용… 예장 통합 ‘비상비축기금’ 기민했다

입력 2010-12-28 17:57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 사회봉사부가 긴급재해 구호를 위해 시범적으로 운영한 비상비축기금이 최근 인도네시아 지진 및 쓰나미 피해 때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봉사부는 이를 더 많은 지역에서 상시 운영하는 방안을 연구하기로 했다.

총회 사회봉사부장 김정동(창동제일교회) 목사는 인도네시아와 뉴질랜드 재해구호사업에 대한 현지실사 결과 등을 종합해 28일 밝히면서 “사회봉사부가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 현지 선교사회에 맡겨 보관하도록 했던 미화 1만 달러가 지난 10월 재해 때 시의적절하게 사용됐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파당에 지진이 발생했을 때 긴급구호를 진행했던 사회봉사부 실무자들은 “천재지변 등으로 재난이 발생하면 그 직후 며칠 동안의 구호가 중요한데 한국교회의 지원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걸려 효용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사회봉사부는 거의 매해 재난이 발생하는 인도네시아에 비상비축기금을 두고 이를 필요시 부서 총무의 전화 승인만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협약을 현지 총회 파송 선교사회(회장 김봉환 선교사)와 지난해 말 체결했다.

이 기금은 지난 10월 인도네시아 므라피 화산이 폭발하고 믄타와이 군도 지역에 쓰나미가 닥쳐 100여명이 사망하고 1만40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을 때 빛을 발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선교사들은 즉시 사회봉사부 승인을 얻어 구호품을 마련, 유일하게 재난지역에 접근할 수 있었던 해군 함정 편으로 신속히 전달했다. 특히 현지에 살고 있던 선교사들과 연락해 긴급히 필요한 물품들을 파악했고, 쌀과 통조림 등 의례적인 구호품이 아닌 냄비와 여성용 속옷 등을 전달해 큰 호응을 얻었다고.

사회봉사부는 이후 3만 달러를 재해구호기금으로 추가 지원했고, 다시 1만 달러를 비상비축기금으로 적립했다. 김 목사는 “해외에서 큰 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한국교회들이 적지 않은 도움을 주지만 신속성과 전문성, 현지와의 연계성 부족으로 효과가 떨어지는 측면이 있었다”면서 “이번 사례를 통해 보다 효율적인 긴급구호를 위한 시스템이 마련돼 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황세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