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2010년 세계大國으로 ‘우뚝’… 주변국들이 두려워해”
입력 2010-12-27 18:55
“중국은 올해 세계의 대국(大國)으로 우뚝 섰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27일 발간한 ‘2010년 국제정세 황서’에서 스스로를 이같이 평가했다. 반면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 등으로 국력이 갈수록 쇠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굴기의 중국=중국 정부의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은 황서에서 “지난 1년간 중국은 대국으로 일어섰으며 주변 국가와의 관계도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고 중국망 통신이 보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중국은 나홀로 성장을 지속해 일본을 제치고 국내총생산 세계 2위, 국제통화기금(IMF) 3대 주주로 올라섰다. 슈퍼컴퓨터 분야에서도 챔피언 자리를 차지했다.
황서는 “중국의 힘이 급격히 커지면서 주변 국가들이 경계와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면서도 “모두가 분쟁보다는 협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며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회과학원은 또 미국과의 환율 분쟁과 대만 무기 수출, 일본과의 댜오위다이(釣魚島) 분쟁 등 충돌 과정에서 주변 국가들이 보인 반응이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의 급격한 부상이 장차 어떤 방향으로 진행돼 어떤 영향을 불러올지 미국과 서방 국가는 물론 주변 국가들까지도 우려하고 경계·질투한다”며 “(중국의)목소리를 막으려는 ‘외부 반응 증후군’이 크게 늘었다”고 황서에서 비판했다.
황서는 또 올해 중국 등 신흥국이 포함된 주요 20개국(G20)이 선진국 모임인 G8을 대체했다고 평가하면서 “G20으로 주도권이 넘어왔다”고 분석했다. 새해 중국은 금융위기와 기후변화, 테러리즘 대처 등 국제 문제에서도 신흥국 입장에서 역할을 키워갈 것이라고 황서는 전망했다.
◇내년 세계경제는 양극화=로이터통신은 내년 세계경제가 허리띠를 졸라매는 선진국과 너무 빠른 성장을 걱정하는 신흥국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양극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금융위기의 진원지가 된 유럽에선 내년부터 긴축 정책이 본격 시행된다. 포르투갈은 공무원 급여를 5% 삭감하고, 스페인 의회는 재정지출을 7.9% 줄이는 방안을 승인했다. 아일랜드도 40억 유로의 재정지출을 삭감했다. 로이터의 전문가 설문조사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의 내년도 경제 성장은 1.5%로 올해 1.7%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은 유럽보다는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공화당이 재정 지출 축소를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다. 달러를 대거 푸는 양적 완화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고용은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반면 중국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들은 세계 무역을 주도하며 내년에 선진국의 3배 수준인 6.4%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IMF는 예측했다.
로이터는 “신흥국 성장은 국제 원자재 가격과 식량 가격 상승을 불러 세계경제 양극화를 더욱 부추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중국에 대해선 이미 경기과열을 우려해 인플레이션 억제 조치를 단행했고 내년에도 비슷한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