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베이징 특파원 방북 취재기… “北, 고립정책으로 성장 저해”
입력 2010-12-27 18:33
“이쑤시개 통처럼 빽빽하게 들어찬 낡은 통근버스, 특권층 자녀들이 다님에도 석탄이나 나무를 때는 외국어 혁명학교, 밤만 되면 암흑으로 변하는 거리….”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주 주지사의 6일간 방북 활동을 동행 취재한 뉴욕타임스(NYT) 새런 라프레니어 베이징 특파원의 눈에 비친 평양의 일상이다. 그는 26일자 방북 취재기 일성에서 “북한은 고립정책으로 인해 성장이 저해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 정권은 지난 4년간 김일성 출생 100주년인 2012년 ‘강성대국 진입’을 열성적으로 선전해 왔지만 북한 특권층 300만명이 거주하는 수도 평양마저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고 라프레니어 특파원은 전했다.
폐쇄된 공장들과 형편없는 수확량, 발육 부진 어린이들만 봐도 ‘부흥’이라는 단어는 가장 어울리지 않는 단어라고 지적했다.
그는 평양 공항에 발을 디딘 순간부터 북한이 여전히 고립돼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방문자들의 휴대전화는 공항 도착 즉시 바로 압수됐고, 기자 옆엔 북한 관리들이 항상 따라 붙었다. 물론 허가 없는 인터뷰와 호텔 주차장 밖을 살피는 것도 금지됐다.
라프레니어 특파원은 북한이 이번 방북을 허가한 것도 심각한 경제난 탓에 국제사회의 원조나 무역 재개를 간절히 바라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은밀한 자리에서 만난 북한 당국자들은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 완화를 간절히 원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라프레니어 특파원은 정권 붕괴가 임박했거나 김정일 국방위원장 이후 권력승계를 둘러싼 정치적 암투가 벌어지고 있는 조짐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