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수 많은 경제… 2011년에는 어떻게 될까] 글로벌 유동성 힘입어 ‘上低下高’ 강세장 예상

입력 2010-12-27 18:21


② 주식시장

올해 상반기 남유럽 재정위기와 하반기에 벌어진 전 세계 환율 전쟁, 이어 연평도에서 울려퍼진 포성을 딛고, 국내 증시는 3년1개월 만에 ‘주가 2000시대’를 열었다.



증권사들은 내년에도 글로벌 유동성에 힘입어 국내 주식시장이 강세장을 연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지수 고점은 1·2분기보다 3분기 내지는 4분기에 찍을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증시 최대 악재로는 중국의 긴축 경제정책, 유럽 재정위기, 인플레이션 우려를 꼽는 곳이 많았다.

◇상저하고(上底下高) 속 강세장=본보가 27일 주요 12개 증권사의 2011년 증시 전망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예상 코스피지수 밴드가 1700∼2720으로 나타났다. 하나대투증권이 최고점으로 2720을 제시, 목표 지수가 가장 높았고 KB투자증권이 2120으로 가장 낮았다. 12개 증권사의 코스피지수 상한선 평균은 2369.16, 하한선 평균은 1812.50으로 집계됐다.

김지환 하나대투 리서치센터장은 “2007년과 현재 코스피지수가 2000선으로 똑같지만 주식 가치는 지금이 당시에 비해 30%가량 저평가돼 있다”면서 “우리나라 글로벌 기업의 경쟁력과 영업이익의 폭발적인 성장, 글로벌 유동성을 감안해 ‘리레이팅’(재평가)이 이뤄지면 4분기에 2700선까지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의 이준재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이익은 10%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환율이나 금리가 올해만큼 우호적으로 움직일 것 같지 않다”며 “변동성이 클 것을 감안하면 고점은 하반기쯤 2200선 수준에 그칠 것 같다”고 다소 보수적인 전망을 내놨다. 대부분 증권사에서 코스피지수가 계단식으로 상승하는 ‘상저하고’를 예상했다.

◇내년 증시 호재와 악재는?=내년 증시를 낙관적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 기업의 밸류에이션(가치)이 저평가돼 있다는 점이다. 2007년 연간 상장사의 영업이익이 70조원인데, 지금은 100조원에 육박하는 데다 내년 성장률이 둔화되더라도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해 주가는 당시보다 낮게 형성돼 있다는 것. 따라서 투자 매력이 높은 국내 주식을 올해 20조원 가까이 쓸어 담은 외국인 투자자가 내년까지 매수세를 이어갈 경우 올 하반기처럼 주가가 쭉쭉 올라갈 거란 얘기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예금, 보험 등 안전자산 비중이 무려 71%인데 내년에는 외국인 투자자 외에 개인 투자자들의 부동자금도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대거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긴축에 따른 수출 둔화, 유럽의 재정위기, 하반기 선진국 출구전략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증시 3대 변수로 떠올랐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은 1분기까지 물가 통제를 위해 금리 인상과 위안화 절상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덩달아 원화도 절상되면 수출 여건이 악화되는 만큼 내수 성장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재정위기의 경우 하루이틀 된 문제는 아니지만 당장 채권 만기 도래가 집중된 내년 1분기가 분수령이라는 분석이다.

동양종금 김 팀장은 “팽창된 글로벌 자금이 상품시장으로 흘러들어가 유가 금 구리 등 상품 가격을 올리면 인플레 압력 때문에 출구전략 논의가 나오게 되고, 금융정책 변수는 증시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망 업종 및 종목=기업가치가 본격적으로 재평가 과정을 거칠 전망인 만큼 올해 소외된 업종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실적 개선이 진행 중인 IT(정보기술), 은행, 건설업종이 대표적이다. 올해 증시를 이끈 자동차, 화학도 상당수 증권사가 재차 투자목록에 올렸다.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천한 유망 투자종목을 살펴보면 삼성전자, KB금융지주, 기아차, LG디스플레이, 두산인프라코어, SK에너지, LG화학, 현대차 등 순이었다.

외국인이 투자하는 종목 수익률이 높은 만큼 외국계 증권사가 고른 유망 투자종목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UBS증권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IT, 자동차, 중공업을 투자업종으로, 저평가돼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종목으로 KB금융지주와 기업은행, S-Oil, 신세계를 꼽았다. JP모간증권은 경기소비재인 롯데쇼핑과 대림산업에 관심둘 것을 조언했고 노무라증권은 GS건설, LG화학을 추천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