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업무보고-국토해양부] 서울지역 빼고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폐지키로
입력 2010-12-27 21:19
국토해양부가 27일 보고한 내년도 주요 업무에는 집권 4년차에 접어드는 이명박 정부의 숙제가 몰려 있다. 분양가상한제 폐지가 추진되고 보금자리주택을 중심으로 한 서민주거안정 지원책도 중점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현 정부 핵심 사업인 4대강 살리기 사업도 마무리된다.
◇분양가상한제 폐지…보금자리주택 21만 가구 공급=그동안 논란을 빚어온 민간택지의 분양가상한제가 서울지역을 제외하고 폐지될 전망이다. 민간건설 분야의 활성화를 통해 주택경기 침체를 타개하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현재 국회에서는 분양가상한제 폐지 법안이 계류돼 있지만 민주당 등 야당이 집값 상승 야기를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 건설사들의 분양가상한제 폐지 요구가 잇따르자 국토부는 ‘서울지역 제외’라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이재홍 국토부 기획조정실장은 “분양가상한제 폐지에 대해서는 국회 국토해양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여야가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룬 상황”이라며 “내년에 국회가 정상화되면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국토부는 내년에 수도권 18만 가구, 지방 3만 가구 등 총 21만 가구의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키로 했다. 이 중 임대주택은 11만 가구, 분양주택은 10만 가구다. 특히 보금자리주택 분양 물량에 대해서는 60㎡ 이하 소형 평형의 비율을 현행 20%에서 50% 이상으로, 10년 임대 및 분납 임대 주택은 60%에서 80% 이상으로 늘려 무주택 서민들의 주택마련 기회를 확대키로 했다. 또 특별공급과 마찬가지로 60㎡ 이하 일반공급일 때에는 저소득층이 우선 입주할 수 있도록 동일순위끼리 경쟁할 경우 소득기준을 적용키로 했다.
보금자리주택의 분양가도 다소 낮아질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비용절감형 건설공법을 채택하고 분양가 심사제도를 도입하면 분양가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또 1∼2인 및 노인 가구 증가 등을 위한 도시형 생활주택 4만 가구를 공급키로 했다.
◇‘국가관리항’ 지정…해양영토 관리 강화=국토부가 연평도 등 서해 5도와 울릉도, 독도 등을 국가관리항으로 지정한 데는 영토수호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국가관리항 지정이 거론되고 있는 항만은 백령도(용기포항)와 연평도(연평도항), 대청도(대청항) 등 서해 5도 3개 섬과 울릉도(사동항), 독도, 가거도(전남 신안), 대흑산도, 추자도, 화순항(서귀포), 강정항(서귀포) 등이다.
현재 백령도나 연평도 등에는 150t급 고속정도 계류하기 힘든 상황이다. 따라서 이들 지역에 5000t급 함정이 정박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지면 주력함의 운용성이 편리해지고 작전대응도 신속하게 이뤄진다.
5000t급 선박은 차량 80대와 승객 700명을 태울 수 있는 규모다. 우리 해군의 5000t급 군함은 한국형 구축함(KDX-II·4500t급)으로 문무대왕함, 강감찬함, 대조영함 등 6척이 있다. 127㎜ 함포와 함대함 유도탄 하푼, 어뢰, 폭뢰, 대공미사일 SM-2를 장착하고 있는 우리 해군의 주력 함정이다. 참고로 북한에 의해 폭침된 천안함은 초계함으로 1200t급이고, 우리나라 최초의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은 7600t급이다.
구축함의 경우 경계임무 등 각종 훈련을 마치면 평택 2함대 사령부나 동해 1함대 사령부로 귀환해야 한다. 앞으로는 이들 구축함이 모항까지 돌아오지 않고 작전수행 후 백령도 등에 정박이 가능해진다면 서해 및 동해 최북단에도 주력 구축함이 배치될 수 있어 북방한계선(NLL) 경계전력이 대폭 강화되는 전략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낙후 도서지역이 국가관리항으로 지정되면 영해 관리뿐만 아니라 평소 접근이 어렵고 개발 타당성이 낮은 낙후 연안의 균형발전과 주민 편익을 도모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4대강 살리기 사업 ‘속도전’ 마무리=이달 말 현재 6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4대강 사업의 보 설치 및 준설공사는 내년 상반기까지 완료된다. 본류 공사는 연말까지 완공되는 동시에 국가하천(43곳)과 지방하천(3771곳) 정비, 친수구역 지정, 수변도시(20곳) 조성 등 후속작업이 이어진다. 지역주민을 위한 테마초지군락과 제방숲 등 수변생태공간이 내년 6월까지 들어서고, 4대강을 연결하는 자전거길(1728㎞)이 내년 하반기에 완공된다.
이와 함께 경인아라뱃길의 주요 시설이 내년 6월 완공된 뒤 10월 본격 개항될 예정이다. 이르면 내년 말부터는 전망대 부대시설을 비롯해 한-중, 한-동남아 해상 운송망 구축, 서해 연안섬 연계 유람선 운항 등도 추진될 전망이다. 이밖에 내년부터 경기와 서울지역을 관통하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사업이 본격 추진되며 광역급행버스 노선 추가 및 간선급행버스 체계(BRT)가 단계별로 확충된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