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와 마지막 승부” 도전장… 아사다 마오,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 막판 획득

입력 2010-12-27 17:54

김연아의 그랑프리 시리즈 불참과 아사다 마오의 추락이 이어지며 올 시즌 ‘볼거리’가 적었던 여자 피겨스케이팅이 모처럼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사다 마오가 우여곡절 끝에 내년 3월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이 확정되면서 김연아와의 재대결이 1년여 만에 성사됐기 때문이다.



아사다는 26일 일본 나가노에서 끝난 79회 전일본선수권대회에서 합계 193.59점으로 안도 미키(202.4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경기 후 아사다는 그랑프리 파이널, 세계랭킹, 전일본선수권대회 성적을 고려해 결정되는 내년 세계선수권 출전 선수 3명에도 포함됐다.

이로써 내년 세계선수권대회 참가를 공언해왔던 김연아와 5번째 세계선수권 맞대결이 성사됐다. 한국은 1월 종합선수권대회 이후 세계선수권 참가자 2명을 확정할 방침이지만 전년도 세계선수권 3위 권 입상자는 자동으로 출전 자격이 부여돼 올해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김연아로서는 출전이 이미 확정됐다.

특히 밴쿠버 올림픽 이후 은퇴 시점에 대한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른 김연아 입장에서는 내년 세계선수권에서 아사다와의 맞대결이 마지막 대결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아사다 입장에서도 2014년 소치 올림픽을 겨냥해 코치진을 정비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는 있지만 기량이 예전만 못하다. 시니어 데뷔 이후 키가 5㎝ 정도 자라면서 신체 밸런스가 무너진 것이 주 원인이다. 전일본선수권대회에서 다소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긴 했어도 여전히 장기인 트리플 악셀 등 점프가 불안정해 메이저 대회 참가를 장담하기 힘들다.

노비스(13세 이하) 및 주니어 시절부터 라이벌 구도를 이어온 아사다와의 5번째 세계선수권대회 맞대결은 김연아의 실전 감각 회복과 아사다의 기량 회복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지난 3월 토리노에서 끝난 세계선수권 대회 이후 1년여간 실전 경험이 없었던 김연아 입장에서는 실전 감각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느냐가 가장 큰 과제이다. 또 새 코치와의 호흡이나 새 프로그램에 대한 완성도도 중요 변수다.

반면 아사다는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만큼 내년 3월까지 얼마나 기량을 회복하느냐가 관심거리다. 아사다는 10월 NHK배에서 시니어 데뷔 이후 가장 낮은 종합 8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 세계선수권대회는 전일본선수권대회와 달리 국내 대회에서 부여됐던 후한 점수가 적용되지 않는 것도 아사다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