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자에 또 성과급… 기가 찬 공기업

입력 2010-12-27 21:26

한국공항공사 등 4개 공기업이 성과급을 중복 지급해오다 감사원에 적발됐다.

감사원은 27일 한국공항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전력공사 등 4개 공기업을 대상으로 한 ‘공공기관 경영평가 성과급 지급 실태’를 공개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 공기업은 2008년 이후 퇴직한 직원 570명에게 경영평가 성과급 82억8000만원을 부당 지급했다. 이번 감사는 이들 공기업이 성과급 지급과 관련해 부패혐의가 있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신고에 따라 이뤄졌다.

공항공사는 경영평가 성과급 제도를 도입한 2008년 이후 퇴직자 239명에게 경영평가 성과급 30억1800만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공항공사는 2007년까지 이미 연말에 고정상여금을 지급했고, 2008년부터는 전년도 경영평가에 따른 성과급을 줘 결과적으로 2007년도 성과급이 두 차례 집행된 셈이다.

감사원은 “근무기간에 대한 성과급을 모두 받은 퇴직자에게 최종 근무연도의 성과급을 별도 지급하면 실제 근무기간 외에 1년분의 성과급을 더 주는 결과가 된다”면서 “최종 근무연도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든가 아니면 2007년도 성과급과 정산해야 옳다”고 밝혔다.

한전도 같은 방식으로 퇴직자 255명에게 40억7300만원을 지급했고, 가스공사는 49명에게 6억원을 나눠줬다. 석유공사도 27명에게 5억8900만원을 지급했다.

감사원은 “성과급을 적정하게 지급하는 다른 공기업과의 형평에 어긋나고 향후 성과급을 과다 지급하는 공기업이 늘어날 우려가 있다”면서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공공기관 경영평가 성과급 제도를 합리적으로 운용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