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교수 “한·미 FTA 진정한 자유무역 아니다”
입력 2010-12-27 19:26
대표적 반(反) 신자유주의 경제학자인 장하준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가 27일 정두언 최고위원을 비롯한 한나라당 의원 11명이 공동 주최한 강연회 강단에 섰다.
장 교수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진정한 자유무역이 아니다”면서 “(우리가) 미국 자동차와 쇠고기를 무관세로 수입한다면 일본 차와 호주 쇠고기에 대해선 차별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모든 나라와 FTA를 하면 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그렇게 할 경우 협상 비용도 많이 들고 시스템도 굉장히 복잡해진다”며 “다 같이 협상해서 한 번에 끝내자는 게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인데 왜 우리가 이 질서를 앞장서서 깨고 다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부자 감세’ 논란에 대해서는 “부자들의 세금을 깎아주면 투자·경제성장이 잘된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런 식으로 성공한 예가 없다”며 “세금을 걷어서 어디에 어떻게 효율적으로 잘 쓸 것인가를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복지를 하자면서 세금을 더 걷자는 얘기를 안 하는 사람은 진정성을 의심해야 하고, 다른 것을 적당히 줄여 복지를 할 수 있다고 한다면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연회를 계기로 장 교수와 정 최고위원의 개인적 인연이 새삼 주목 받기도 했다. 장 교수는 14대부터 16대까지 국회의원을 역임하고 김대중 정부 시절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장재식 전 의원의 아들이다. 정 최고위원은 16대 총선 때 서울 서대문을에 출마해 장 전 의원에게 패했다. 이때부터 정 최고위원은 라이벌 정치인의 아들이자 서울대 상대 후배인 장 교수와 친분을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