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신학강좌] 교회는 무엇인가
입력 2010-12-27 17:38
(25) 성서의 교회 이미지
성서에 나오는 교회 이미지로는 건물이라든가 신부 그리고 몸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들은 교회가 물리적, 생물적, 그리고 정서적인 요소를 갖고 있다는 설명이 된다. 그런데 이 세 가지 비유는 교회의 삼위일체적 성격을 드러내는 중요한 개념이다.
우선 교회가 건물이라는 것은 성전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스라엘의 모든 생활의 중심은 성전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 성전의 모퉁이 돌이 주님이시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중요하다. 건물은 주춧돌 하나만 갖고 되는 것이 아니다. 여러 구조물이 엉켜 있어야 한다.
건물은 수많은 자료들과 자재가 종합되어야 가능하다. 전기, 토목, 디자인, 수도, 가구, 자재, 이런 것이 모여 비로소 건물이 된다. 자료들도 천만가지가 든다.
이처럼 교회는 여러 종류의 사람들과 다양한 직제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다양성이 교회 구성의 특성이다. 교회는 이 세상에서 가장 그 다양성이 풍부한 집단이다. 이런 것을 가진 곳이 교회 공동체이다. 어떤 종류의 사람이라도 품을 수 있는 것이 이 세상에는 교회밖에 없다.
교회가 건물이라고 했을 때에는 교회가 안정성과 계속성을 가진다는 것도 의미한다. 그것은 세상이 변하고 정권이 바뀌어도 든든하고 변함없이 서 있다는 뜻이다.
교회가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하는 이미지도 대개 같은 의미를 가진다. 이것은 고린도전서 10장 이후에 아주 자세하고도 감동적으로 설명되고 있는 이미지다. 몸에는 머리가 있어야 비로소 사람이 되고 생명도 보존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머리가 그리스도다. 몸은 머리의 명령대로 움직여야 정상이다. 머리와 몸은 한 신경체계로 연결되어 있다. 머리의 명령 없이 몸이 제멋대로 놀면 그것은 마비증에 걸렸거나 정신없는 사람이다. 파킨슨병 환자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신체구조는 참 심통하다. 교회 역시 절묘하다. 몸에는 억만 가지의 부분과 기능이 있다. 그런 것이 다 각각 제 할 일만 한다. 눈은 보는 일만 한다. 먹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간은 악하고 더러운 것을 걸러내는 일만 한다. 따라서 바울이 말한 것처럼 어느 부분은 귀하고 다른 부분은 덜 중요하다는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대소 간에 모두가 다 긴요하다. 교회에도 우리의 신체처럼 각 기능을 다하는 사람들로 모여 한 몸을 이루는 곳이다.
그런데 몸이 건강해야 한다. 하지만 몸은 몸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다. 무언가를 위해서 있는 것이다. 우리 몸을 몸 그 자체를 위해 가꾸는 사람이 있다. 왕 복근을 만들고 얼굴을 아름답게 하려고 여러 방법을 쓴다. 하지만 이런 것이 우리 몸을 영광스럽게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몸을 영광스럽게 하는 것은 어떤 고귀한 목적을 위해 몸을 바칠 때 오는 것이다. 우리는 교회로서 우리의 머리 되신 주님 말씀대로 살 때에 우리 몸이 최고의 보람과 감격, 환희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민경배 백석대학교 석좌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