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부펀드 CIC, 한국 전용펀드 추진

입력 2010-12-26 22:00

세계 최대 규모의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가 한국 투자 전용펀드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채권시장에 이어 주식시장에도 중국 자금이 본격 유입될 것으로 보여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2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30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 중인 CIC는 최근 한국 투자 전용펀드 조성을 위해 운용 대행사 선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CIC가 운용하는 단일국가 펀드는 현재 미국과 일본뿐이다. 이르면 내년 초 출범할 경우 CIC의 세 번째 단일 국가 전용펀드가 되는 셈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CIC를 상대로 프레젠테이션(투자설명회)을 한 것은 사실”이라며 “(투자 규모가) 1억 달러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세부 일정을 논의하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CIC가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 신흥국 시장의 변화와 내년 경기전망이 깔려 있다. 그동안 보유자금 대부분을 운용하던 홍콩 증시가 상하이, 선전 등 내륙 증시와의 가격차가 줄어 투자 매력이 떨어지면서 투자 대안을 찾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아시아 주요 신흥국 가운데 우리나라의 경제 기초체력이 굳건함을 확인한 데다 내년 전자 등 유망업종의 회복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그러나 물밀 듯 밀려드는 중국 자금을 바라보는 국내 시장의 우려도 만만찮다. 경제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약한 금융시장이 중국의 경제 사정이나 의도에 휘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국 투자자금이 유입되면 증시 활성화에는 분명 도움이 되지만 대외변수에 의한 취약성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동권 기자 danch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