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 나진항 개발 협약…中에 부두 50년 사용권·지린성까지 도로 건설키로
입력 2010-12-26 21:56
중국이 북한 나진항의 4∼6호 부두를 개발해 50년간 사용하고, 나진과 지린성(吉林省) 취안허(圈河) 사이에 고속도로와 철도를 건설하는 내용의 투자협약을 북한 당국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조봉현 연구위원은 26일 “북한 해외투자위원회의 김일영 부위원장이 25일 베이징에서 중국 지린성 고위관리들을 만나 이 같은 협약을 체결했다”며 “투자협약은 지난 8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합의된 내용”이라고 밝혔다. 조 연구위원은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조만간 평양에 중국 측 사무소가 개설될 예정이며, 투자방식과 기간 등은 추후 논의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통일부 당국자는 “확인된 사실이 없다”며 “과거에도 북·중 간 경협을 한다는 얘기가 많았으나 실제로 추진된 예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나진항 개발에 자금이 투자되기 전까지는 이번 투자협약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상당수 대북 전문가들은 양국이 투자협약을 맺었더라도 향후 나진항을 개발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6호 부두를 지으려면 막대한 돈이 필요한 데다 새 부두를 활용하기 위한 고속도로·철도 등 관련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 연구위원은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의 해를 앞둔 후계자 김정은의 업적쌓기라는 성격도 강한 듯하다”며 “워낙 규모가 커 장기적인 사업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두만강 유역을 국제적 물류기지로 개발하려는 ‘창지투(長吉圖·창춘~지린~두만강) 개방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나진항과 청진항을 통한 뱃길 확보에도 관심을 보여왔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