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달 자율고 등록금 수입 ‘뚝’… “울고싶어라”

입력 2010-12-26 20:12


서울시 내 정원 미달 자율고들이 일반고로 전환하지 않고 자율고 체제를 유지키로 하면서 등록금 수입이 대폭 줄어 시련의 신학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학교마다 전학생을 대거 받거나 법인전입금을 늘리기 위해 재단을 설득하는 등 생존전략 수립에 분주하다.

26일 서울시교육청과 일선 학교에 따르면 미달 자율고들은 내년 3월 개학 이후 전학을 통해 신입생을 대거 유치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자율고로의 전학은 일반고 전학과 달리 학군에 관계없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율고는 분기(3·6·9·12월)마다 한 번씩 전학생을 공개모집할 수 있다.

62명이 미달된 대광고 이기서 교감은 “전학을 통해 최대한 학생을 모집하고 나머지 재정은 재단에서 지원을 받을 예정”이라며 “정원이 다 찰 때만큼 여유가 있진 않겠지만 운영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181명이 미달된 동양고 이제형 교감도 “전학생에게 희망을 걸고 유치 전략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자율고들은 학생 미달로 학급당 정원이 줄어들어 오히려 ‘소수정예’ 교육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집중 홍보할 계획이다.

미달 자율고들은 등록금 부족분을 법인전입금으로 메우기 위해 재단 측의 지원도 요청하고 있다. 자율고는 법인전입금 기준액으로 등록금 수입의 5% 이상을 규정하고 있지만 대거 미달 사태가 난 이상 5% 안팎으로는 학교 재정을 충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올해 서울시 내 10개 미달 자율고에서는 학교당 적게는 3명, 많게는 280여명의 결원이 발생했는데 자율고의 학생 1인당 등록금이 연간 450만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등록금 수입 감소액은 최대 10억원에 이른다. 올해 기준으로 학년당 채 1억원이 안되는 법인전입금 기준액으로는 학교 재정을 충당하기 어려운 실정인 것이다. 더욱이 미달고 중 6개교는 올해 새로 지정된 자율고여서 초기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147명이 미달된 장훈고 이일관 교감은 “자율고로 방향을 정한 이상 등록금 결손을 안고 갈 수밖에 없어 최대한 허리띠를 졸라매려고 한다”며 “법인전입금이 얼마나 더 늘어야 하는지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크게 미달된 학교는 대부분 재단 사정이 좋아 재단 측이 법인전입금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미달 학교 교사들 사이에서는 학급 수를 줄여 교사를 감축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자율고 관계자는 “교육당국의 정책실패도 대거 미달 사태의 원인이므로 인건비 등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다”고 전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