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쿠릴 열도는 러시아 영토” 메드베데프, 자국 TV인터뷰서 재차 강조
입력 2010-12-26 18:48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일본과 영토분쟁을 빚고 있는 남쿠릴 열도(일본명 북방영토)가 자국 영토라고 재차 강조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3대 방송국과 가진 송년 TV 인터뷰에서 “모든 쿠릴 열도는 러시아 영토”라며 “우리는 이곳 섬들을 재건하며 현지 주민들이 인간답게 살게 하는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남쿠릴 열도와 관련된 여러 역사적 사실을 검토할 용의가 있지만 러시아 영토라는 점을 포기하는 뜻은 전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은 러시아와 남쿠릴 열도에 대한 인식을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또 남쿠릴 열도에 러시아와 일본의 자유경제지대를 창설하는 방안을 제시하며 이 같은 구상을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에게도 제안했다고 밝혔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제안은 일본 정부의 동의를 얻기 어려울 전망이다.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 시절에도 비슷한 제안을 내놓은 적이 있지만 일본 정부는 남쿠릴 열도에 대한 러시아의 실효 지배를 인정하는 것이라며 반대했었다.
이와 관련해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25일 외교 당국자의 말을 빌려 “남쿠릴 열도(북방영토) 4개 섬을 일본 영토로 귀속시키겠다는 일본 정부의 정책은 변하지 않는다”며 “러시아로부터 자유경제지대와 관련한 구체적 제안이 있었던 건 아니다”고 전했다.
쿠릴 열도는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지난달 방문한 데 이어 이달 초 이고리 슈발로프 제1부총리도 방문해 러시아와 일본 간 영토분쟁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