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와 소형핵무기 감축 협상 추진

입력 2010-12-26 18:47

지난주 새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의 의회 비준을 이끌어 낸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내년엔 러시아와 단거리·전술 핵무기 감축 협상을 추진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백악관 관계자 등을 인용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실전에서 사용 가능성이 큰 소형 핵무기를 줄이겠다는 것으로 핵 감축 노력을 한 단계 격상한다는 의미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오랫동안 염원해 온 것으로 예상된 수순이다. 전술 핵무기는 사거리가 480∼645㎞인 단거리 공격용 무기다. 장거리 무기보다 상대적으로 보안이 허술하고 운용에 필요한 기술 수준도 낮아 테러단체에 흘러갈 위험이 높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토미 비에터 백악관 부대변인은 “새 START가 발효되면 1년 내에 러시아와 새로운 협상에 착수할 것”이라며 “유럽의 미사일 방어체계(MD) 구축 논의에 러시아를 참여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NYT에 밝혔다.

실제 협상에선 난항이 예상된다. 약 500개 전술 핵무기를 보유한 미국은 벨기에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터키 등 유럽에 150∼240개를 집중 배치하고 있다. 러시아는 2000∼6000개의 전술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이 최근 유럽에 MD를 추진하면서 위협을 느낀 러시아가 올 초 상당수 전술 핵무기를 유럽 쪽에 배치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군비 축소를 주장하는 과학자 모임인 ‘걱정스런 과학자 연대’(UCS)의 스티브 영 박사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새 START의 미 의회 비준으로 전술 핵무기 감축 협상을 위한 분위기가 성공적으로 조성됐다”면서도 “러시아는 협상에서 MD 축소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은 이를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