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00 시대… ‘개미’들이 몰려온다
입력 2010-12-26 18:34
개인투자자들이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한 이후 본격적으로 주식에 투자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 첫 신호는 역시 개인들의 주식거래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난 데서 찾을 수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와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월별 누적거래대금에서 개인의 비중은 11월 29일∼12월 3일 52.9%에서 12월 6∼10일 52.1%로 낮아졌다. 그러나 코스피지수가 3년여 만에 2000선 고지를 밟은 14일이 낀 12월 13∼18일 57.86%로 급격히 높아진 데 이어 12월 20∼24일에는 60.4%로 60% 선을 돌파했다.
월별로 보면 9월 52.9%를 저점으로 10월 55.1%, 11월 55.5%, 12월(1∼24일) 56.4%로 상승세다.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매입을 위해 증권사에서 조달하는 신용융자잔고 금액은 지난 23일 기준 6조99억원으로 2007년 7월 24일 이후 3년5개월 만에 6조원을 넘었다. 6개월간 거래 기록이 있는 주식 활동계좌는 22일 기준 1774만1487개로 사상 최대치다.
그간 증시의 활황세는 사실상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에 따라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이끈 측면이 강하다. 올 들어 지난 23일까지 상장주식 회전율(일정기간 거래량을 상장주식 수로 나눈 비율)이 287.51%, 코스닥시장 675.37%로 각각 지난해 408.77%, 885.18%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이는 단타매매 성향을 보이는 개미들의 증시 참여가 이례적으로 줄어든 데 기인한다.
이처럼 잠잠하던 개인투자자들이 코스피 2000 돌파 이후 다시 기지개를 켜고 나서는 데 대해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차한다. 우선 그동안 증시 활황기에 개미들이 ‘상투’를 잡아온 전례로 볼 때 현 상황이 꼭짓점일 조짐도 있는 만큼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증권사들이 앞다퉈 새해 코스피 전망을 장밋빛으로 물들여 놓아 개미들의 기대심리를 부추기고 있어 외국인들이 한꺼번에 투자자금을 회수할 경우 거품이 빠질 수도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는 것. 반면 국내 기업의 탄탄한 실적과 풍부한 유동성을 감안할 때 아직도 갈 길이 멀었으므로 개인들의 본격 참여를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