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진정한 반성은 대표 교체”

입력 2010-12-26 18:28


야당은 26일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의 ‘자연산’ 발언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에 “반성에 진정성이 없다”며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민주당은 안 대표의 사퇴 불가 입장이 청와대의 ‘뜻’에 의한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춘석 대변인은 “결국 청와대가 당과 국회에 대한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청와대가 국민의 눈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안 대표를 통한) 영향력만을 중시하겠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말로만 반성한다는 것은 국민을 또 한번 우롱하는 것”이라며 “여당 대표로서 진심으로 잘못된 것을 느끼고 책임지고 싶다면 대표직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도 “사퇴하라는 야당과 국민의 요구를 사과 정도로 무마하려는 것은 국민을 두 번 분노하게 하는 행위”라고 거들었다.

하지만 안 대표 사퇴를 압박하는 제1야당 민주당의 속내가 그리 불편해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유임을 반기는 분위기마저 느껴진다. ‘보온병 포탄’에 이어 또다시 구설에 오른 안 대표 사퇴로 사안을 마무리하기보다 계속 이슈화함으로써 안보 무능과 성희롱당이라는 여당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게 실익이 크다는 판단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지원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안 대표가 오랫동안 (대표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민주당은 북한의 연평도 도발과 구제역 확산으로 잦아들던 한나라당 비판여론을 되살리기 위해 안 대표의 입지 추락에 따른 여당 지도부의 ‘레임덕(권력누수)’을 집중 파고들겠다는 방침이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경기도 수원역 앞에서 열린 ‘이명박 독재 심판 경기지역 결의대회’에서 “여당의 예산안 날치기 직후 여론은 양비론적이었지만, 민주당이 길거리에 나서서 국민 한분 한분을 만나 날치기 과정과 내용을 설명하면서 현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28일 서울역 광장에서 야5당 공동으로 장외집회를 마무리하고, 투쟁 전략을 새롭게 가다듬을 예정이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