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준금리 0.25%P 또 인상… 폭등 물가 잡기 일환
입력 2010-12-26 18:23
“베이징에 작은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려면 아편전쟁(1840년) 때부터 지금까지 휴일 없이 일해야 가능하다.”
중국에선 요즘 치솟는 물가를 풍자한 이런 내용의 이메일이 유포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 보도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성탄절 저녁인 25일 금리인상 계획을 전격 발표한 것도 이 같은 물가 불만을 달래기 위한 것이었다.
중국 교통은행의 롄핑(連平)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은 물가를 잡는 게 인민은행의 최우선 목표”라며 “이번 금리 인상은 내년에도 물가 상승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취한 선제적 조치”라고 신화통신에 설명했다.
인민은행은 중국 금융기관의 금리를 0.25% 포인트 올렸다. 26일부터 중국 주요 은행의 1년 만기 예금금리는 2.75%로, 대출금리는 5.81%로 각각 인상됐다. 이번 금리 인상은 지난 10월 19일 이후 2개월 만이다. 금리 인상은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풀려 물가가 오름세일 때 실행하는 대표적인 통화긴축 조치다. 또 다른 긴축 조치인 은행지급준비율 인상도 올해 6차례나 있었다.
금리 인상 다음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라디오에 출연, “정부는 소비자물가와 주택 가격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물가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지난달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5.1%로 10월의 4.4%보다 급등했다. 중국에서 유포되고 있는 또 다른 이메일은 이런 내용을 담고 있다고 FT는 소개했다.
“제왕절개 수술 5만 위안이니 애를 낳을 수 없고, 학비가 3만 위안이니 학교도 못 보내고, 1㎡가 2만 위안이니 살 곳도 없고, 약값이 10배나 뛰었으니 아플 수도 없고, 화장하려 해도 3만 위안이 있어야 하니 죽을 수도 없다.”
롄핑은 인민은행이 내년에도 금리를 두세 차례(0.5∼0.75% 포인트) 더 높일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그보다 더 높은 금리 인상은 핫머니 유입을 불러올 수 있어 중국도 부담스럽다”고 분석했다. UBS증권 베이징 지점도 인민은행이 금리를 0.75% 포인트까지 추가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인민일보는 전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