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어선 단속 훈련덕 신속출동…악천후와 사투끝 구조 마치니 손바닥에 땀이 흥건”

입력 2010-12-26 20:53

“위험을 두려워하지 말고 구조에 최선을 다하자고 다독였지만 파도와 강풍이 워낙 거세 출동대원까지 혹시 잃게 되지 않을까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26일 오전 전남 신안 만재도 남쪽 해상에서 항로페리2호 승선자 15명 전원을 무사히 구조한 목포해경 3009경비함 김문홍(52) 함장은 “4~5m의 높은 파도가 치는 최악의 상황 속에 3t짜리 소형 단정을 하강, 구조작업에 투입시킬 때는 목숨을 건 대원들이 정말 위대해 보였다”며 “사고 해역에 도착하자마자 배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뒤집히기 시작해 갑판에 서 있던 6명은 이미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었다”고 다급했던 구조 순간을 되뇌었다.

김 함장은 “국제적 조난신호 공용어인 ‘메이데이’라는 무전음을 처음 들을 때만 해도 외국배가 보내는 구조요청인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국내 선박이 전복돼 침몰직전의 위기에 처한 것을 알고 한걸음에 달려갔다”며 “일분일초를 다투면서 30여분간 신속한 구조작업을 모두 마치고 나서 보니 손바닥에 땀이 흥건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재빨리 인명구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그동안 훈련에 열중해준 대원들 덕분”이라며 “평소 불법조업을 일삼는 중국 어선을 나포하는 과정에서 익혔던 대원들의 팀워크도 결정적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 국내 첫 하이브리드 경비함으로 출항, 서해를 지켜온 3009함에는 4개의 고속엔진이 달려 있습니다. 평소에는 느긋하게 전기모터로 운항하지만 긴급 상황에는 엔진을 모두 가동시켜 쾌속선보다 빠른 속도로 전환해 목표한 해역에 신속히 도착하게 됩니다.”

서해어장의 어족자원을 넘보는 중국 선원들 사이에 ‘중국어선 킬러’라는 별칭을 가진 김 함장은 2006년 305경비함장을 시작으로 그동안 대원들과 힘을 합쳐 중국 어선 110척을 잡는 신기록을 세운 바 있다.

김 함장은 “항해사와 기관사 등 베테랑급 해양경찰관 39명과 전경 17명 등 최고의 드림팀을 지휘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해양주권을 수호하는 것은 물론 국내 선박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데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3009경비함은 길이 112.7m, 폭 14.2m로, 최고 29노트(시속 53㎞) 속도로 운항할 수 있다.

목포=장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