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 금융가·현대미술 컬렉터, 美 노이버거 107세로 타계
입력 2010-12-26 19:31
20세기 미국의 전설적인 금융가이자 세계적인 현대미술 컬렉터인 로이 R 노이버거가 107세로 타계했다. 노이버거의 가족은 지난 25일(현지시간) 그가 전날 뉴욕 맨해튼의 호텔에서 눈을 감았다고 밝혔다.
노이버거는 미국의 자산운용사 ‘노이버거 버먼’의 창업자로 막대한 부를 쌓았다. 노이버거 버먼은 2003년 리먼 브러더스에 인수됐다가 2008년 리먼이 금융위기로 파산하면서 독자적인 자산운용사로 다시 분리돼 출발했다.
노이버거를 더욱 유명하게 만든 것은 미술에 대한 열정적 후원 때문이다. 20대 초반 유럽에서 지내면서 미술을 좋아하게 된 그는 193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미술품을 수집했다. 자서전 ‘열정적인 수집가’에서 미술품을 사기 위해 돈을 많이 벌기로 결심했다고 밝혔을 정도다.
그의 컬렉션엔 잭슨 폴록, 윌렘 드 쿠닝, 밀턴 에브리, 에드워드 후퍼 등 현대미술 작가의 작품 수백점이 포함돼 있다. 가난 속에서 고통스럽게 살았던 화가 반 고흐에 대한 각별한 애정 때문에 그는 생존한 화가의 작품은 절대 팔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노이버거는 수집한 작품을 대부분 자신이 세운 노이버거미술관, 뉴욕의 메트로폴리탄박물관과 현대미술관 등에 기증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