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선정 한국교회 10대 뉴스] 아이티 돕기·WCC 갈등

입력 2010-12-26 18:09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어느덧 저물어가고 있다. 한국교회는 올해 벽두 최악의 지진으로 가족과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아이티를 향해 구호의 손길을 내민 이래 일년 내내 후미진 곳을 위한 나눔과 봉사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교회 안팎에서 크고 작은 불미스러운 일이 끊이지 않았지만 시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균형자, 피스메이커가 되기 위해 애썼다. 한 해 교계의 관심을 끌었던 내용을 중심으로 10대 뉴스 ‘아듀, 한국교회 2010’을 5회에 걸쳐 소개한다.

(1) 아이티 돕기

2010년 1월 12일 아이티에서 발생한 규모 7.0의 대지진 앞에 교회는 만사를 제쳐놓고 ‘이웃사랑’을 실천했다. 아이티를 향한 한국교회의 사랑은 불꽃같았다. 맹렬한 불길이었다.

첫 불꽃은 긴급구호와 모금운동으로 나타났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을 비롯해 기아대책, 굿네이버스 등 기독 NGO들이 구호팀을 급파하고 필요한 물자를 지원했다. 또 한국교회희망봉사단은 한국교회 차원에서 처음으로 1월 22일 아이티 카바레시에 3만 달러 상당의 구호품을 전달했다. 지난 13일 한국해외원조단체협의회(해원협)가 주최한 아이티 긴급구호 포럼에 따르면 한국교회와 기독교 관련 NGO가 모금한 금액은 190억원에 달한다.

불꽃은 연합 사업으로 번졌다. 주요 교단과 기독 NGO들이 구호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고 이는 22개 단체가 함께한 ‘한국교회 아이티 연합’으로 열매를 맺었다. 현재 각 교단과 기독 NGO들이 중장기 사업을 진행 중이다. 유엔을 비롯해 미국과 프랑스 등 전 세계 구호단체도 활동 중이기 때문에 한국교회가 중복을 피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지는 숙제로 남아 있다. 아이티의 정치적 불안정과 콜레라 등도 재건 사업의 또 다른 변수다. 이경신 해원협 팀장은 “자금 동원에 있어선 교계의 힘이 드러났지만 NGO로서의 전문성을 입증하기 위한 시간은 더 필요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2) WCC 갈등

2013년 10월 부산에서 열릴 WCC 총회 준비는 지난해와 비교해 그다지 진척된 것이 없었다. 총회 성격과 주도권에 대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및 WCC 회원 교단(예장통합 기장 기감 대한성공회) 간 의견 차이와 갈등이 주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런 가운데 지난 11월 회원 교단뿐 아니라 김명혁(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김상복(할렐루야교회 원로), 이영훈(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 등 복음주의권 대표들까지 포함된 20인 체제의 ‘총회 준비 기획위원회’(이하 기획위)가 구성됐다. 기획위는 내년 1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준비위 구성에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내년 5월까지는 한국 측 예배 감독 등을 선정해야 하기에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WCC 총회 대책위원회’ 활동 등 일부 교단의 총회 개최 반대 입장이 처음과 달라진 게 없어 내년이 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가름할 중대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7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세계복음주의연맹(WEA) 2014년 총회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WEA는 세계 7개 지역, 128개국의 복음주의연맹과 104개의 회원단체, 4억2000만명 복음주의 기독인들로 구성돼 있다. 이광선 한기총 대표회장은 유치 직후 “WCC 총회가 ‘개신교의 올림픽’이라면 WEA 총회는 ‘개신교의 월드컵’이라며 양쪽 준비 측이 상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