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로 모든이에 즐거움을” 사랑밭 홍보대사 박기훈 씨 재능 기부(동영상)

입력 2010-12-26 11:20


물질적인 후원뿐 아니라 요즘엔 재능을 기부하며 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이 참 많다. 신세대 마술사 박기훈(30)씨도 그들 중 한명이다.

“마술을 부지런히 해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줘야죠.”

박씨의 새해 포부다. 박씨는 SBS TV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서 1등을 하며 이름을 알렸다. 꽃미남 마술사 박씨는 마음 씀씀이도 외모만큼이나 예쁘다. 올 4월부터 구제단체인 ‘함께하는 사랑밭’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랑밭에서 주관한 미혼모 자녀 돌잔치에서 로프마술, 카드마술 등을 선보이며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이끌었다.



박씨가 ‘재능기부’를 시작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동료 마술사 이은결 최현우씨 등과 함께 매년 ‘마술봉사’를 위해 뭉쳐왔다. 굿네이버스 아동들을 위해서는 5년째 후원금을 보내고 있다. 그가 마술을 통해서 아이들에게 주고 싶은 것은 꿈과 희망이다.

“마술 공연으로 남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마술사로서 한 주든, 한 달이든 행복을 지속시킬 수 있는 즐거움을 주고 싶어요.”

미술학도였던 그가 마술의 길에 접어든 건 지하철에서 한 남성이 여성에게 깜짝 이벤트로 마술을 하는 걸 보면서부터다. “내가 (마술에) 작업을 당한 셈”이라고 말하는 박씨는 그 후 학교를 중단하고 마술의 세계에 발을 내디뎠다. 지난 8년간 마술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그는 2006년 최현우씨의 매직콘서트 게스트를 시작으로 2007년 박기훈의 화이트 매직쇼, 2008년 박기훈의 매직콘서트로 국내는 물론 중국까지 섭렵했다.

직업은 마술사이지만 그는 모태신앙인이다. 중학교 시절 부러진 손가락을 치유기도로 낫게 했다고 말할 정도로 독실한 기독교 가정에서 자랐다. 지금은 현저동 현저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마술사 활동을 하면서 교회를 자주 못 나가게 되어 안타까운 마음도 있다. 지난해까지도 하루에 12∼14시간 연습하며 아침 7시에 나가서 밤에 들어오는 생활을 했다.

과거만 해도 마술사를 바라보는 기독교의 시선이 따뜻하지 않았던 건 사실이다. 마술과 마법사를 꺼려하는 교회 분위기 속에서 ‘가스펠 매직’이란 이름으로 공연을 펼쳤다. 마술에 성경적 의미를 부여해 기독교적 이야기를 함께 전달하는 형태다. 가정의 달인 5월이나 연말인 12월에는 교회를 중심으로 매년 서너 번의 공연을 가지기도 했다.

“어머니께서 연락을 해요. ‘기훈아 이번에도 교회에서 공연해 줄 수 있겠니?’라고. 어머니가 부탁하시면 즐거운 마음으로 가곤 합니다.” 어머니 영향 덕인지 그는 무대에 오르기 전에 항상 기도를 한다. 기도를 하고 나면 절대 실수를 안 하게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씨에게 어머니는 데뷔 전부터 아들을 위해 중보기도를 해 온 강력한 ‘영적 지원군’이다.

“최근에 어머니가 주신 말씀이 있어요. ‘부지런한 자의 손은 사람을 다스리게 되어도 게으른 자는 부림을 받느니라’(잠 12:24)예요.” 아들이 국내 일류의 마술사가 되기를 바라는 어머니의 마음이 묻어나오는 구절이다.

박씨는 사랑밭 외에도 다른 봉사할 자리가 있다면 언제든 참여하고 싶다며 미혼모, 학대받는 아동 등 소외된 이들을 향한 많은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

최영경 기자, 김슬기 인턴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