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전면 세대교체로 위기돌파
입력 2010-12-24 22:53
SK그룹이 24일 105명 규모의 세대교체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텔레콤과 에너지 등 주요 계열사 수장을 교체하면서 40대 후반~50대 초반의 젊은 사장들을 대거 승진 기용했다. 뾰족한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정체상태에 빠진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대대적인 물갈이로 풀이된다.
우선 최태원(50)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47) 부회장이 이번에 신설된 그룹 부회장단을 이끄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룹의 성장동력을 찾아내고 글로벌 사업의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로 그룹 내 위상이 높아진 것.
지금까지 그룹의 성장을 이끌어온 50대 후반~60대 초반의 중진들인 김신배(56) SK C&C 부회장과 정만원(58) SK텔레콤 사장, 박영호(63) SK㈜ 사장은 단위 회사 경영에서 손을 떼고 부회장단으로 옮겼다. 부회장단은 계열사 CEO들의 경영을 보좌하는 브레인 집단으로, 최재원·김신배·박영호·정만원 등 부회장 4명과 사장 2명(최상훈·김용흠)으로 구성됐다. 부회장단 산하에는 G&G(글로벌&그로스)추진단과 기술혁신센터(TIC)가 편재됐다. G&G추진단장에 유정준 사장이, TIC장으로 박상훈 사장이 임명됐다.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은 정만원 CEO 체제에서 하성민(53) 총괄사장과 서진우(49) 플랫폼 사장의 공동대표체제로 바뀌었다. 재무와 경영전략 등 핵심부문을 두루 거친 하 사장은 SK텔레콤 MNO(이동통신부문) 사장을 맡아오다 이번에 총괄사장으로 승진했다. C&I(컨버전스&인터넷)부문을 담당해온 대표적 ‘해외통’인 서 사장은 SK텔레콤이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서비스 플랫폼 사업을 총괄하게 됐다. 올해 상반기 KT의 아이폰 공세에 흔들리다 하반기 ‘갤럭시S’의 성공으로 한숨을 돌린 SK텔레콤은 급변하는 통신시장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실무형 경영자로 진용을 새로 꾸렸다.
내년 1월 1일자로 SK에너지에서 분사되는 정유부문(사명 SK에너지) 대표엔 박봉균(52) SK루브리컨츠 대표가, 화학부문(SK종합화학) 대표엔 차화엽(51) SK에너지 올레핀사업본부장이 임명됐다. SK루브리컨츠 대표로는 최관호(54) SK에너지 인천부문장이 승진 발령됐다. 분사 이후 SK이노베이션으로 사명이 바뀌는 SK에너지 존속법인 대표로는 구자영 현 사장이 유임됐다.
SK C&C에선 김신배 부회장이 물러나고 신임 사장으로 정철길(56) IT서비스사업총괄 사장이 선임됐다. 또 SK㈜ 사장에는 김영태(55) 기업문화부문장이, SK가스 대표로는 정헌(54) SK유화 대표가 승진 발령됐다. 아울러 권오용 SK㈜ 브랜드관리실장이 사장(PR고문)으로 승진했고 후임에는 이만우 SK에너지 상무가 임명됐다.
SK 관계자는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을 가속화하고 중국, 중동, 남미 등 전략지역에서 사업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과감한 인사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