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북정책 연일 두 목소리

입력 2010-12-24 18:20

소장파 “강경일변도 좋지 않다”

지도부 “현상태 계속 유지하자”


한나라당 내 대북정책 기조를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당내 소장파 의원들은 강경일변도인 당 대북정책을 바꾸자며 연일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당 지도부는 대북정책을 현 상태로 유지하는 게 옳다고 맞섰다.

정몽준 전 대표는 24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북핵 문제를 비롯해 모든 문제에서 강경일변도는 좋지 않은 것”이라며 “남북관계가 지금처럼 어려운 국면을 초래한 데는 정치인 책임이 절반 이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핵문제는 지난 10년간 여당을 한 민주당의 책임이라고만 할 수 없고, 우리 보수정당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면서 “정치권이 (북한 핵문제에) 책임을 공유하고 초당적 대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심재철 정책위의장은 “당의 대북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정책위의장은 이날 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10년에 걸쳐 여러 시도를 하고 돈도 갖다 줬지만, 성과를 보지 못했다”며 “당의 대북정책은 현 상태로 계속 진행되는 게 좋다”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내 대북정책 논란은 지난 22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처음으로 불거졌다. 당시 정몽준·남경필·홍사덕 의원 등이 “당내 대북정책을 재논의하자”고 요구하자, 이윤성·이경재 의원 등은 “이 시점에서 그런 논의는 타당치 않다”고 반발해 격론이 벌어졌다. 23일에도 남 의원의 “햇볕정책의 공과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에 홍준표 최고위원이 “한나라당 중진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해 논란이 일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