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역할론’ 엇갈린 시각… 외신들 “북 자제시켰다” 보도
입력 2010-12-24 18:20
우리 군의 지난 20일 연평도 사격훈련 재개에 북한이 대응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중국이 북한의 강경 움직임을 막았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중국 역할에 대한 ‘확대 해석’이라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은 미국의 요청을 받고 북한 측에 보다 강경한 조치를 취했으며 평양이 극도의 자제력을 보이도록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4일 보도했다. 이러한 중국의 막후 역할이 성공함으로써 미국과 중국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내년 1월 19일 미국 국빈방문 일정에 최종적으로 합의할 수 있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이 소식통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일 후 주석과의 전화통화에서 중국의 역할을 요청하면서 그 결과가 양국 간 정상회담 일정을 확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도 23일 동시에 “미 정부는 중국이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북한을 자제시키는 데 모종의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미국 행정부 관리들의 발언을 인용, “북측이 한국의 포격훈련에 대해 사전 보복 경고와 달리 태도를 바꾸게 된 데는 중국이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미국 측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NYT도 “중국 정부가 북한의 대남 화해를 압박하려는 미국의 계획을 받아들였다며 미국은 북한이 호전적인 행동을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했다.
이에 대해 정부 핵심당국자는 “중국 외에 미국과 러시아도 북한의 강경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고 전했다.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 국무부 부장관의 중국 방문과 북·미 간 뉴욕채널을 통해 미국의 의사가 북한에 전달됐다는 것이다. 이 당국자는 “국제적인 압박, 우리 군의 강력한 대비태세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에 북한이 추가도발을 감행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남도영 김영석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