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몸살 전국은 지금… 경기 양평군 5일장 폐쇄, 주민들 출퇴근 ‘금지령’

입력 2010-12-24 18:14

각 지역 축산농가들이 자구책으로 주민들의 마을 출입을 막고, 5일장을 폐쇄하는 등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해당 지역에 구제역이 발생했는데도 파주 임진각 제야의 종 타종식과 화천 산천어축제 등을 당초 계획대로 강행할 예정이어서 논란을 빚고 있다.

24일 강원도 횡성군에 따르면 횡성읍 영영포리와 가담리, 갈풍리 등 한우 농장주들은 읍내로 출근한 주민들에게 구제역이 수그러질 때까지 마을로 돌아오지 말 것으로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이날 아침 읍내로 출근한 주민들은 농장주들의 이 같은 요청을 받아들여 읍내에서 생활하기로 했다. 임모(36·갈풍리)씨는 “마을 어르신들이 ‘출퇴근 금지령’을 내려 당분간 읍내 친구 집에 머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서는 외지에 사는 자녀들의 방문도 금지하고 있다. 원주에서 사업을 하는 김모(38)씨는 “주말에 횡성 집에 들르겠다고 전화했더니 부모님이 ‘구제역이 묻어올 우려가 있으니 다음에 오라’고 했다”고 전했다. 축산농가 주민 자신들도 필요한 생필품을 마을 어귀 방역초소를 거쳐 공급받는 방식으로 힘겹게 생활하고 있다.

한편 경기도 양평군은 구제역 전파 우려가 있는 관내 5일장 6곳을 25일부터 폐쇄한다. 용문5일장(5, 10일), 양서·지평장(1, 6일), 청운장(2, 7일), 양평·양동장(3, 8일)이 당분간 열리지 않는다. 군은 중앙선 복선전철 양평오빈역사 개통식도 취소했다.

경북 문경시는 방역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영순면 말응리와 예천군 풍양면을 잇는 지방도 923호선 등 9개 도로를 폐쇄하기도 했다.

이와 달리 경기도와 강원도 화천군은 제야 행사와 산천어 축제를 예전처럼 개최할 예정이어서 다른 지자체의 구제역 확산 방지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기도는 31일 김문수 지사와 허재안 도의회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파주 임진각에서 ‘통일염원 제야 행사’를 열 계획이다.

그러나 행사장을 제공하는 파주시는 전체 공무원 1100여명 중 400여명이 매일 초소근무와 살처분에 투입돼 제야 행사를 지원할 여유가 없는 데다 임진각이 가축을 살처분한 문산읍 마정리 농가에서 300m밖에 떨어지지 않아 구제역 전파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강원도 화천군도 구제역 사태와 상관없이 내년 1월 8일부터 산천어 축제를 열 예정이다. 군은 구제역 발생지역인 사내면 명월1리 주변에 통제초소를 설치하는 등 방역을 강화할 계획이다.

전국종합=김칠호 정동원 기자 seven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