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종돈장에도 구제역… 전국에 이미 퍼졌을 가능성
입력 2010-12-24 22:42
구제역이 경북·경기·강원에 이어 인천 강화까지 확산됐다. 특히 경북 영천의 씨돼지 사육장(종돈장·種豚場)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하는 등 전국에 걸쳐 동시다발적으로 번지고 있다. 정부는 25일부터 경북 안동, 예천, 경기도 파주, 고양, 연천 등 5개 지역의 13만3000마리 소를 대상으로 1차 백신 예방접종을 할 방침이다.
농림식품수산부는 24일 “인천 강화군 양도면 조산리 돼지농가에서 23일 접수된 구제역 의심신고에 대해 정밀검사한 결과 구제역으로 판정됐다”면서 “횡성 한우농가 1곳과 젖소·육우 농가 1곳, 경북 영천 돼지농가에서도 구제역 양성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경북 경주 돼지농가와 강원도 철원군 한우농가에서도 추가로 구제역 의심증상이 신고됐다.
종돈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이 종돈장은 돼지 2만4000여 마리를 기르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에 따라 종돈장 돼지를 모두 살처분·매몰하고 반경 3㎞ 이내의 돼지에 대해서도 예방 차원에서 살처분·매몰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종돈장에서 돼지가 빠져나간 경로와 이곳 돼지를 받은 농가 등을 파악, 역학조사해 고위험군으로 판단되는 농가에 대해서는 예방적 살처분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돼지 구제역은 소에 비해 감염력이 3000배까지 강한 것으로 알려져 구제역에 감염된 종돈장의 돼지가 전국 각지로 퍼져나갔을 경우 전국 확산은 시간문제다.
강화는 지난 4월에도 구제역 7건이 발생해 500억원이 넘는 재산피해를 본 바 있어 지역주민들의 충격은 더 크다. ‘명품 한우’ 지역인 횡성에서도 전날에 이어 추가로 2건이나 구제역이 발생함에 따라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일단 경기도와 강원도 주변 지역 방역이 한층 강화됐고 백신 접종까지 시작되면 타 지역으로의 추가 확산세는 어느 정도 잡힐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지난 15일을 기점으로 잠잠해졌던 경북 지역도 영천에서 구제역이 추가 확인된 데 이어 경주에서 의심신고가 접수돼 구제역 방역이 들어간 지역도 방심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날 구제역 발생이 확인됐거나 의심신고가 들어온 곳이 돼지농가가 많아 백신 접종을 돼지까지 확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정부는 정부중앙청사에서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구제역 관련 예비비 1541억원을 추가 편성했다. 1541억원은 피해 농가에 대한 매몰 보상금과 생계안정 자금을 신속하게 지원하고 방역활동에 소요되는 재원으로 사용된다. 정부는 28일 국무회의에서 추가 예비비 편성안을 의결, 곧바로 집행키로 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