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박근혜식 복지’ 당내외 비판 커지는데… 무대응 전략 통할까
입력 2010-12-24 22:39
‘박근혜식 복지’가 정치권의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지난 20일 사회보장기본법 전면 개정을 위한 공청회에서 내놓은 복지정책에 대한 견제가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공청회 이후 연일 공격에 나서고 있다. 24일에는 전병헌 정책위의장이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는 복지는 공허한 주장에 불과한 립서비스”라고 평가절하했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비슷한 비판이 제기됐다. 심재철 정책위의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세금을 더 거둬야 하는데 그 이야기는 감춰놓고 복지만 잘해주겠다는 것은 솔직하지 못한 태도”라며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한나라당 정책으로 반영하기에는 거리가 있다는 얘기도 했다.
친박계 인사들은 야당의 견제는 예상했으나 당 정책위의장이 똑같은 논리로 비판하니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친이계의 견제가 예상보다 일찍 시작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이정현 의원은 “기본법 취지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서 하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또 다른 친박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고뇌한 부분을 알고 하는 얘기인지 모르겠다”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친박계 이혜훈 의원은 “복지 재정을 어떻게 충당할지는 아직 발표하지 않은 것이지 없는 게 아니다”며 “박근혜식 복지는 중복과 누락을 없애는 게 핵심으로 추가 재정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박 전 대표 측은 시비에 대해 무시한다는 방침이다. 이정현 의원은 “기본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내용도 모르는 이들이 엉뚱한 얘기를 하니 일일이 대꾸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박 전 대표가 무대응 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나라당 핵심관계자는 “어쨌든 ‘복지’라는 화두를 선점한 셈”이라며 “비판에 대한 대응 대신 자기 얘기를 밀고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응을 최소화하며 이슈 선점 효과를 누릴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야당과 친이계 등 당 내외 비판의 강도가 세질 것인 만큼 무대응으로 일관하기가 쉽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미니홈피 ‘사랑의 샘터’ 게시판을 통해 난치병과 빈곤으로 고통 받는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바자회에 자신의 애장품 4가지를 기증했다. 한지공예가로부터 받은 한지함과 역시 선물 받은 유리 문진, 응접실에 세워뒀던 접시, 지인이 선물로 준 유리꽃병 등이다.
박 전 대표는 ‘사랑의 샘터’ 게시판을 통해 연중무휴로 바자회를 열어왔다. 또 어린이들을 돕는 회원 1004명을 의미하는 ‘근혜 천사’ 모집 운동도 함께 진행해왔는데 그동안 바자회 수익과 수백명에 달하는 ‘근혜 천사’ 회원의 회비 등으로 20여명의 어린이가 수술을 받았다. 박 전 대표는 “‘근혜 천사’ 회원 숫자가 1004명이 된다면 어린 천사들에게 더 많은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분의 참여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승훈 노용택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