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눔 열기로 언 마음도 뜨겁게… 이웃과 함께하는 전국의 성탄잔치
입력 2010-12-24 19:39
2010년은 어느 때보다 변화와 갈등이 많았던 한 해였다. 각종 사건 사고로 국론이 분열돼 불안한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그 질곡의 시간 속에서도 사랑의 끈을 놓지 않으신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잊지 않았다. 한국교회는 성탄절을 맞아 ‘낮은 곳으로 오신 예수님’을 기억하며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고 있다. 영하 10도가 넘는 강추위 속에서도 사랑의 손길은 이어졌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과 구세군대한본영, 대한성공회,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등은 24일 ‘이웃과 함께 하는 한국교회 2010 거리의 성탄잔치’를 전국 17개 지역에서 개최하고 전국 노숙인 1만명에게 식사와 선물을 제공했다. 선물은 속옷, 내복, 귀마개, 장갑, 양말 등 7종이다. 주 행사는 수원시 교동 수원중앙침례교회(고명진 목사)에서 열렸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 대표회장 김삼환(명성교회) 목사는 “추운 겨울을 나실 여러분과 대한민국, 교회 모두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라며 “오늘 이 자리를 통해 큰 축복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수원역 등지에서 추위에 떨다 예배당 안으로 들어온 노숙인들은 삼삼오오 자리에 앉아 추위를 녹였다. 노숙인 박상호(60)씨는 “오늘처럼 추운 날 거리에 있었으면 많이 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아이들이 공연하는 걸 보니 좋고, 교회 오니 마음이 푸근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선물과 식사만 제공한 것이 아니었다. 노숙인들이 절망과 고통의 자리에서 벗어날 수 있는 희망의 선물도 선사했다. 노숙인 16명으로 구성된 ‘광야의 쉼터 노숙인 합창단’은 ‘여기에 모인 우리’를 합창했다.
밥상공동체 서울연탄은행(대표 허기복 목사)은 25일 오전 자원봉사자 200여명과 함께 ‘따뜻한 연탄∼크리스마스 데이’ 행사를 진행한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중계본동 ‘104마을’의 독거노인과 조손가정에 200장씩 총 4000장의 연탄을 배달하는 행사다. 자원봉사자는 인터넷을 통해 신청한 600여명 중 선정된 사람들이다. 3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셈. 이들은 4000장의 연탄 비용도 스스로 마련했다. 허 목사는 “올해 겨울이 서민경제 위축, 정세 불안 등으로 유독 춥게 느껴지지만 ‘크리스마스는 사랑’이라는 점을 몸소 보여주는 자원봉사자들이 있어 이날만큼은 따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국교회는 성탄절을 맞아 예수님의 탄생을 경배하는 예배와 문화행사를 다양하게 펼친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기독교장로회가 후원하는 ‘2010 고난 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절 연합예배’가 25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 감리회본부 앞에서 열린다. 향린교회 민통선평화교회 성문밖교회 아름다운마을공동체교회 등과 단체 30여곳이 초교파로 참여해 평화에 대한 소망을 사회에 전한다는 취지다.
서울 영안교회(양병희 목사)는 25일 오전 9시30분과 11시30분 최화진 교수와 함께하는 열린 음악회를 갖는다. 같은 날 오전 11시 원묵고등학교 체육관에서 개그맨 최효종 초청 ‘나는 주님의 전도사’라는 주제의 집회도 연다. 26일 오후 7시에는 영안교회 대성전에서 탤런트 정선일, 소프라노 최경선 등이 참여하는 행복음악회도 개최한다. 서울 사당동 홀리시즈교회(서대천 목사)는 성탄절을 앞둔 23일 저녁 경기도 과천시 로고스센터에서 지역주민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홀리시즈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열었다.
고난받는 이웃을 찾아가 사랑을 전하는 건 당연히 교회들의 몫이다. 춘천중앙감리교회(권오서 목사)는 20일부터 24일까지를 ‘사랑나눔 주간’으로 정하고 7년째 이어오는 축제를 올해도 펼쳤다. 교회는 이 기간 전 교인이 마련한 2만원 상당의 ‘사랑의 박스’ 816개를 춘천지역 사회복지시설과 저소득 가정, 독거노인 등에 전달했다. 포항중앙교회(서임중 목사)는 25일 오전 10시 연합찬양단의 성탄 칸타타와 30명 유아세례로 이어지는 성탄축하예배를 드린 후 ‘1004운동’으로 모은 1004만원을 불우이웃 3가정에 지원한다.
대구제일교회(오연택 목사)는 25일 성탄절 예배 헌금을 인근 초등학교 차상위계층 학생들의 급식비와 농어촌교회 목회자 자녀 장학금, 북한선교비로 지원할 계획이다. 전북 군산중동교회(서종표 목사)는 성탄절 예산 1500만원을 이웃과 함께하는 사랑나눔 행사에 사용했다. 교회는 23∼24일 중국 어선을 단속하다가 상해를 입은 해경 4명을 위로하고 군부대 교도소 등을 방문했다.
성탄문화를 바로 세우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한국대학생대중문화감시단은 24일 오후 서울광장 앞에서 캐럴 페스티벌을 열고 성탄의 참된 의미를 기념했다.
서울 온누리교회(하용조 목사) 청년들은 25∼26일 경북 문경 석봉교회에서 전도와 마을잔치를, 전북 예그린교회에서는 청소년 및 유초등부 파티를, 경기도 양주 한사랑영아원에서는 성탄예배를, 경기도 안산 M센터에서는 외국인노동자사역을 진행한다.
<종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