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나이·키 같은 인삼공사 특급루키 박찬희-이정현

입력 2010-12-24 22:56


안양 한국인삼공사는 올 시즌 하위권을 전전하고 있다. 하지만 신인왕에서는 다르다. 한 팀에 슈퍼루키 듀오 박찬희와 이정현이 있기 때문이다. 신인왕 싸움은 인삼공사의 집안 잔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박찬희와 이정현은 둘 다 나이(23세)와 키(1m89)가 똑같다. 실력도 엇비슷해 ‘난형난제’다. 박찬희와 이정현은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 2순위로 뽑힌 선수들이다. 둘은 KBL 사상 처음으로 같은 해 신인 드래프트 1, 2순위 선수가 첫 시즌을 같은 팀에서 뛰게 된 경우다.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은 지난해 트레이드 당시 KT&G였던 인삼공사가 나이젤 딕슨을 보내고 부산 KT로부터 도널드 리틀과 KT의 2010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인삼공사는 전체 상위 4순위 지명권 중 2장을 보유하게 됐다. 인삼공사는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를 획득해 박찬희를 지명했다. 이어 2순위는 KT가 받아 이정현을 지명한 후 바로 인삼공사로 보내게 됐다. 이에 따라 인삼공사는 운좋게 KBL 사상 처음으로 같은 해 신인 드래프트 1·2순위 선수를 모두 싹쓸이하는 행운을 얻게 됐다.

프로에 들어와서도 두 명은 이름값을 하고 있다. 박찬희는 이번 신인 가운데 유일하게 광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 선발될 만큼 수준급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정현은 경기당 15.1점을 올리며 팀 내 토종 선수 중에선 가장 많은 점수를 넣고 있다. 24일 서울 SK전에서도 팀은 비록 접전 끝에 85대 89로 패배했지만 박찬희(16득점, 6리바운드, 6어시스트)와 이정현(13득점, 4리바운드, 7어시스트)은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이에 따라 두 신인이 함께 뛰기 시작한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인삼공사는 6승5패로 선전하며 꼴찌에서 8위까지 뛰어올랐다. 아사인게임 브레이크 이전까지 인삼공사의 성적은 2승10패에 불과했다.

신인왕 싸움이 치열하지만 두 명의 우애는 아주 좋다. 이정현은 “박찬희와 신인왕 이야기는 전혀 안 하고 방에서 비디오 함께 많이 보면서 이렇게 하자 서로 조언해 준다”면서 “우리 사이에 신인왕 이야기는 나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