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추워도 거리마다 펄펄 끓는 자선냄비… 수원역서 45,000,000원 수표

입력 2010-12-24 17:56


수표, 쌀, 점퍼, 피자, 재능….

구세군 자선냄비에는 올해도 천사들이 찾아왔다. 이들이 있어 자선냄비는 ‘펄펄’ 끓고 있다.

“올해는 안 오시나 했는데…” 해마다 자선냄비엔 100만원권 수표 다발을 쑥 집어넣고 사라지는 천사들이 있었다. 올해는 20일 넘도록 그들이 나타나지 않았다. 내심 기대했던 자원봉사자들도 잊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22일 수원역 자선냄비에서 4500만원권 수표가 나왔다. 이어 안양역 자선냄비에서도 7년째 1000만원이 든 봉투가 발견됐다.

‘아름다운 동행’을 주제로 진행되는 2010년 구세군 자선냄비는 올해 유난히 자원봉사자와 후원자들의 동행이 눈에 띄었다. 22일 저녁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서울 청계천로 자선냄비 현장을 방문해 봉사자들을 격려했다. 김황식 국무총리, 유인촌(문화체육관광부) 진수희(보건복지부) 장관, 대한성공회 주교단, 조계종 총무원장 등 정·관계, 종교계 인사들이 자선냄비를 후원했다. 또 홍보대사인 주영훈 이윤미씨 부부, 가수 선우, 팝페라 가수 이사벨, 하모니카 연주자 전재덕씨 등 연예인들은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며 이웃들에게 나눔을 호소했다.

기업들의 참여도 활발했다. 제너시스템즈는 23일 140여명의 임직원의 사랑을 담은 기부금(557만8020원)을 구세군 자선냄비에 전달했다. 회사는 당초 임직원 150만원에다 회사기부 150만원으로 총 300만원을 목표로 잡고 행복나눔 캠페인을 전개했다. 그러나 180% 이상 목표액을 달성했다.

대한생명은 자원봉사자 점퍼 지원을, 드리미는 결식아동 지원을 위한 사랑의 쌀 1004포를 나눴다. 실버텍스는 양말, 휘슬러 코리아는 자선냄비 기구제작 및 스노볼을 전달했다. 스타벅스, 던킨, 파리바게뜨, 하트귤, 스위스저축은행, LG, KT 등도 자선냄비와 연계해 나눔을 확산하고 있다.

구세군에 따르면, 각계각층의 자선냄비 동행에 따라 모금은 예년과 비슷하게 진행되고 있다. 겨울방학을 맞아 25일과 26일에는 일부 지역에서 학생들이 자선냄비 자원봉사자로 나서 이웃을 위해 사랑의 종을 울린다. 구세군대한본영 박만희 사령관은 “자선냄비는 모든 국민의 자선냄비로 지난 82년간 이웃들과 함께해 왔다”며 “모든 국민이 아름다운 동행자가 되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구세군은 오는 31일까지 고속도로 요금소 등 전국에서 거리 모금을 실시한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