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새소망장애인교회 하명근 목사, “장애인 목회 16년째… 두 아들 대학 등록금 막막”
입력 2010-12-24 17:49
장애인 50여명이 출석하는 부산 새소망장애인교회의 하명근(60·사진) 목사는 그 어느 때보다 간절히 기도에 매달리고 있다.
1995년부터 부산 연산동에 6평의 공간을 빌려 새소망장애인교회를 창립했고 오늘까지 16년째 사역하고 있는 하 목사는 원래 일본 선교사 출신이다. 고신대를 졸업하고 후쿠오카에서 사역하던 하 목사는 94년 귀국, 부산백병원 원목실장으로 일했다. 우연히 장애인단체의 성경공부를 지도하게 됐고 이를 계기로 장애인교회를 설립했다. 일본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한 것도 결단에 도움이 됐다.
그러나 이후 하 목사가 치러야 할 어려움은 커졌다. 성도가 늘어나 90여명까지 되기도 했지만 IMF 사태 이후 교회예산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장애인 성도들에겐 계속 도움을 주어야 했기 때문이다. 결국 교회 월세를 못내 쫓겨나기도 했다. 그러나 고아로 자라 노동판을 전전하며 신학교와 신학대학원을 마친 하 목사는 어려움에 굴하지 않았다.
하 목사에게 큰 위안과 힘이 된 것은 올해 29세와 25세인 두 아들이다. 아버지가 장애인교회를 하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자라면서도 목회자가 되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올해 정규 신학대학원 신학석사 과정에 두 아들이 나란히 합격했다. 하 목사에겐 큰 선물이자 대견한 일이었다.
그러나 당장 내야 하는 두 아들의 등록금 1000만원이 문제로 대두됐다. 아버지로서 이를 마련해 줄 수 없는 것이 너무 안타깝지만 기도 외엔 방법이 없었다. 두 아들은 서울의 제법 큰 교회의 교육전도사 청빙에도 각각 응시해 나란히 사역을 하게 됐다. 하 목사는 혹시 사역할 교회에서 학비 지원이 가능할지 기대했지만 ‘그런 사례가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이 상황에서 아들들이 낙심치 않고 오히려 저를 위로해 눈물이 났습니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방법으로 하나님의 사람들을 통해 등록금을 주실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지금 맡은 일에 더 기도하며 주의 일에 힘쓰겠다고 다짐했고요.”
29일까지 등록금을 납부해야 하는 시급성 때문에 애를 태우는 하 목사는 교우들과 함께 기도 중에 있다. 그는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주시리라 믿는다며 애써 웃음을 지었다(051-864-4227).
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