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무정부주의 단체들, 테러 ‘중심 축’으로 급부상

입력 2010-12-24 17:25

서유럽 무정부주의 단체들이 테러리즘의 또 다른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탈리아의 무정부주의 단체인 ‘비공식 무정부주의연맹(IAF)’은 23일 발생한 로마 소재 스위스 및 칠레 대사관 소포 폭탄 테러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탈리아 검찰은 IAF에 대한 수사에 즉각 착수했다.

이와 관련, 이탈리아 뉴스통신 안사(ANSA)는 이번 사건이 IAF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의 편지가 담긴 작은 박스를 소포 폭탄 폭발로 부상한 대사관 직원 주위에서 발견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IAF는 “우리의 주장을 말과 행동을 통해 보여주기로 결정했다”며 “정부 통치 시스템 자체를 파괴할 것이다. IAF 만세”라는 글을 남겼다.

로베르토 마로니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11월 그리스 아테네에서 발생했던 폭탄 소포의 경우와 매우 유사하며 국제무정부주의 운동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이 조직(IAF)은 매우 폭력적인 성향을 띠고 있다”며 “스페인과 그리스에서도 이들과 관계가 밀접한 조직이 활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리스 정부도 극좌 성향의 무정부테러 조직인 ‘불의 핵 음모(SPF)’ 조직원 2명을 체포해 관련성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PF는 1975년부터 그리스에서 활동한 무정부주의 조직으로 영국정부 테러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까지 23명을 테러한 것으로 밝혀졌다.

테러전문가들은 유럽의 경제난으로 사회불안이 심화되면서 무정부주의 단체들이 활개를 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FAI로도 불려온 IAF는 2003년 네덜란드 헤이그 소재 유럽경찰기구(유로폴) 본부로 배달된 소포 폭탄 사건의 배후가 자신들이고 주장하면서 수면위로 떠올랐다. 지난해 이탈리아 정보 당국은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무정부주의 단체를 자국 안보의 최대 위협이라고 지목한 바 있다.

한편 인도 뭄바이 경찰은 2008년 뭄바이 테러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파키스탄 무장단체 랴슈카르-에-타이바(LeT) 요원 4명이 테러 목적으로 뭄바이에 잠입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용의자 수색 작업에 착수했다.

김영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