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샌지 “내년엔 더 큰 폭로… 북한 관련 자료도 수천 건 있다”
입력 2010-12-24 00:31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샌지가 전 세계 언론과 잇따라 인터뷰를 하면서 새해에는 더 큰 폭로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북한과 관련된 내용도 수천 건이 있다”고 그는 밝혔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어샌지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엄청난 충격 있을 것”=위키리크스가 확보한 미 국무부의 외교전문(電文·cable) 25만1287건 중 지금까지 공개된 것은 1896건에 불과하다. 어샌지는 앞으로 6개월 동안 이스라엘과 관련된 문서를 집중 공개할 계획이고, 이 중에는 엄청난 정치적 충격을 가져올 내용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23일 아랍권 방송 알자지라TV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첩보기관 모사드의 하마스 간부 암살 사건 의혹과 관련된 문서도 곧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가 확보한 이스라엘 관련 미 외교전문은 3700건이 넘으며, 대부분 이스라엘 주재 미 대사관이 작성한 것이라고 어샌지는 설명했다. 이 중에는 또 2006년 34일간 치러진 이스라엘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제2차 레바논 전쟁과 관련한 극비문서도 포함돼 있다고 그는 전했다. 어샌지는 “모사드가 위키리크스의 활동을 밀착 감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나 북한 이라크에서도 내부고발 자료를 제공받으면 폭로할 것이냐는 질문에 “사실 중국 관련 제보를 받은 것이 있고, 북한과 관련해서도 직접적인 것은 아니지만 수천 건의 자료를 받았다”며 “북한은 인터넷 세계에서 고립돼 있지만 세상은 (어떤 방식으로든) 연결돼 있다”고 밝혔다. 어샌지는 이들 자료도 똑같은 기준으로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같은 날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와의 인터뷰에서 “내년에 폭로되는 문서들은 엄청난 정치적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며 “세계 각국과 100여개 국제기구에 관한 미 국무부 외교전문이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매카시즘”=어샌지는 미국 MSNBC와의 생방송 인터뷰에서 “내가 처벌받으면 그 다음으로 다른 언론사 기자들이 사법당국의 잠재적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자신과 동료에 대한 살해·납치를 선동한 일부 보수 언론인과 정치인의 행태는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매카시즘’이라면서 이들을 살인 선동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카시즘은 1950년대 조지프 매카시 미국 상원의원이 주도한 반(反)공산주의 마녀사냥을 뜻한다.
한편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이날 어샌지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르몽드는 인터넷 투표에서 어샌지가 56%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22% 지지를 받은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중국의 반체제인사 류샤오보(劉曉波)가 이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