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임금 30% 삭감, 회사부터 살립시다”… ‘경영난 위기’ 부산 유명 호텔 노사 협력 화제

입력 2010-12-23 20:47

부산 해운대의 한 유명 특급호텔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노사가 3년간 인건비 30%삭감 등 뼈를 깎는 ‘상생협력방안’을 마련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부산 중동 ‘노보텔 앰배서더 부산’은 노조가 총 인건비를 향후 3년간 30% 절감하고 회사는 대표이사가 보유한 회사 주식 중 30%를 전 직원이 참여하는 우리사주조합에 무상 출연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민주노총 민간서비스연맹 소속인 부산 노보텔 노조는 이 같은 내용의 노사합의서를 노조총회에 상정,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시켰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에서도 이 호텔의 자구노력에 지지를 표명했다.

이 호텔에 520억원을 빌려준 금융기관 등 채권단도 ‘회사 안정을 위한 금융조건 변경 합의서’를 체결, 힘을 보태줬다. 노조의 인건비 자진 삭감을 내용으로 하는 회사 자구책을 높이 평가해 내년부터 3년간 대부금 520억원에 대한 이자를 9%에서 2%로 대폭 낮춰주기로 한 것이다.

호텔측은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50%에서 30%대로 낮아져 연간 30억원의 비용을 줄이고 상환이자도 연간 36억원을 아낄 수 있게 됐다”며 “내년에는 1988년 설립 이후 처음으로 호텔경영이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용 대표는 “인건비 30% 절감은 임금인상 동결, 상여금 반납 등 명목상 자구노력과는 질적으로 다른 차원의 자구책”이라며 “노사간의 대화로 자발적인 경영개선에 합의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곽재근 노조위원장은 “인건비 30% 삭감을 받아들이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노사 공동경영으로 빚을 갚아나가 직원이 주인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상생협력방안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1988년 하얏트로 시작해 1999년 메리어트, 2006년 노보텔로 이름을 바꾼 이 호텔은 두 번이나 경영권이 넘어가면서 경영구조가 취약해졌고 노사간 극심한 마찰도 있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