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독재자 비델라 종신형 선고
입력 2010-12-23 18:35
아르헨티나 중부 코르도바 법원이 2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독재자 호르헤 라파엘 비델라(85)에게 납치·구금·살해의 책임을 물어 종신형을 선고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비델라는 1976년 이사벨 페론 정권을 무너뜨리고 집권해 81년까지 권력을 행사하면서 31건의 정치범 살해와 5건의 고문 행위를 주도했다.
비델라는 86년에도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나 복역한 지 5년 만에 카를로스 메넴 당시 대통령의 사면으로 풀려났다. 아르헨티나 사법부가 2007년 그의 사면이 위헌이라고 판결하면서 그는 다시 재판을 받아 왔다.
비델라는 판결 전날 법정진술에서 “70년대 아르헨티나는 옛 소련의 지원을 받은 체제 전복 세력으로 인해 사실상 내전 상태여서 독재는 불가피했다”며 자신이 기소된 것은 “정치적 구금”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비델라를 “국가테러리즘의 상징”이라고 규탄했다.
아르헨티나 군부독재 시절 군부는 반체제 성향의 사회·노동운동가, 지식인들을 무차별적으로 납치·살해했다. 실종자는 무려 3만명에 이른다. 이 중 500여명은 어린이였다. 야간에 비행기에서 바다로 내던진 사례도 있었다.
전국에 설치된 비밀구금시설만 500개에 이른다. 아르헨티나의 군부독재는 비델라의 후계자인 레오폴도 갈티에리 정권이 포클랜드 전쟁에서 영국에 패배하면서 막을 내렸다.
김지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