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극적 한 방… 감독은 눈물

입력 2010-12-23 18:28

인저리 타임이 적용된 후반 48분. 경기는 1-1. 이대로 끝나면 지난달 8일 낭시 전(4대0) 이후 45일 동안 이어온 무승 행진을 이어가야할 절박한 상황이었다. 2부 리그 강등권까지 떨어져 기 라콩브 AS 모나코 감독은 경질 위기에 몰렸다.

이때 팀과 라콩브 감독을 벼랑 끝에서 구한 것은 ‘모나코의 수호신’ 박주영(25)이었다.

박주영은 23일(한국시간) 모나코 루이2세 경기장에서 열린 FC소쇼와의 프랑스 프로축구 2010∼2011 정규리그 19라운드 홈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렸다. 지난달 28일 OGC 니스와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 시즌 5호골을 기록한 박주영은 이후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하다 25일 만에 시즌 6호골을 작렬시켰다.

팀 내 득점 선두에 올라있는 박주영은 리그 전체 득점 순위에서 공동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6경기(3무3패) 동안 무승 행진을 거듭했던 모나코는 박주영의 이날 골로 소쇼를 2대1로 꺾고 7경기 만에 승리를 맛봤다. 2승10무6패로 17위까지 떨어져 2부 리그 강등을 코앞에 뒀던 모나코(3승10무6패)는 순위 변동은 없었지만 45일 만에 값진 승리로 일단 한숨을 돌렸다.

라콩브 감독은 박주영이 골이 터지는 순간 눈물을 흘리며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훌훌 털어냈다. 박주영의 결승골이 들어간 뒤 현지 중계 방송팀은 코치와 함께 얼싸안으며 눈물을 보이는 라콩브 감독의 모습을 클로즈업했다.

1-1로 맞서며 치열한 접전을 펼친 이날 경기는 후반 45분이 지날 때까지 득점이 나오지 않아 무승부로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승부는 후반 추가시간 3분 박주영의 발끝에서 갈렸다.

후반 45분에 골문 앞에서 엄청난 체공력으로 헤딩슛을 날렸던 박주영은 세르주 각페가 중앙에서 찔러준 볼을 골키퍼가 나오는 것을 보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꺾은 뒤 인사이드킥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박주영은 아시안컵에 출전하기 위해 27일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조광래호’에 합류할 예정이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