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난리통에도 쇠고기값 ‘아직은 잠잠’

입력 2010-12-23 18:26


구제역이 확산되고 있지만 한우 가격은 큰 변동이 없는 상태다. 연말 육류 소비가 늘어나는 예년 수준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구제역 피해가 확산돼 공급이 줄 경우 가격 파동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3일 농협 서울 축산물공판장에서 한우(거세) 1㎏은 1만6414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평균 1만4789원에 비하면 1625원 올랐다. 김욱 경매실장은 “소고기 경매 가격이 지난달에 비해 1000원 넘게 올랐지만 이 정도 변동은 일상적인 것”이라며 “거래 물량도 500마리 수준으로 지난달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한우(지육) 1㎏ 가격은 22일 기준 1만5982원으로 지난달 24일 1만4648원보다 1334원 올랐다. 가격 추이를 보면 지난 1일 1만4686원, 15일 1만4753만원 등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농수산물공사 관계자는 “2000년과 2002년 두 번에 걸쳐 구제역 경험을 했기 때문에 농가들이 정상 출하를 하고 있어 가격 폭락 조짐은 없다”며 “오히려 연말연시 육류 선물세트 등 소비가 느는데 구제역 때문에 공급이 따라주지 못하면 값이 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형마트도 마찬가지다.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한우 등심 1+등급(100g)은 8900원으로 지난 추석 명절 이후 큰 변동이 없는 상태다. 이마트에서도 한우 등심 1등급(100g)은 7450원으로 석 달째 같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물량 공급이 끊겨도 2주가량 판매할 수 있는 양을 비축해놓는데 이번에 구제역 때문에 20일로 늘렸다”며 “구제역이 확산되더라도 연초까지는 현재 가격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5일 경북 안동 등 5개 지역에서 구제역 백신 접종을 앞두고 소비자들 사이에선 백신 접종을 한 고기를 먹어도 되는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구제역 바이러스는 열에 약해 76도에서 7초 이상 가열하면 파괴되기 때문에 익혀 먹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일단 구제역이 발생하면 강력한 방역조치를 취하기 때문에 구제역 증상이 있는 소나 돼지가 도축되거나 시중에 유통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백신을 접종한 소고기를 먹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