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길 의원이 밝힌 예산안 처리 막전막후 “당정협의 과정 문제 없었다”

입력 2010-12-23 18:22

한나라당 고흥길 전 정책위의장이 23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퇴임 인사를 했다.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템플스테이 예산 등을 꼼꼼하게 챙기지 못한 부분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그는 “잘못 알려져 있는 건 바로잡아야 한다”며 예산안 처리와 이후 과정을 털어놨다.

고 전 의장은 “제가 물러나는 건 마지막 게이트키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던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예산 논의 과정에서 정부와의 당정협의는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과 정부가 예산 심의과정에서 마찰을 겪었던 것처럼 알려진 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또 “나의 사퇴를 둘러싸고 청와대로부터의 지시 혹은 조율 얘기가 나오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거듭 확인했다. 스스로 사퇴를 결정했고, 안상수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에게 결심을 말한 뒤 같이 최종적으로 합의했다는 설명이다.

고 전 의장은 예산안 및 일부 법안을 직권상정해 ‘한나라당원 같은 역할을 했다’며 야당의 비난을 받고 있는 박희태 국회의장도 감쌌다. 그는 “박 의장이 한 일은 2가지”라며 “직권상정을 결심한 것과 한나라당과 정부가 상정하려 했던 법안에 대해 걸러내는 작업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인권법과 하청법 등이 이런 과정을 통해 직권상정에서 제외됐다고 고 전 의장은 밝혔다.

그는 또 서울대 법인화법을 통과시키면서 관련 회계법이 빠진 것이나 과학기술협의회 만들면서 부수법안이 처리 안 된 부분에 대해서도 “급한 것을 최소한도로 처리하다 보니 빠졌다”고 설명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