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김현욱 거시경제연구부장 “우리경제 저력·中 시장 보고 고성장 예감”
입력 2010-12-23 21:06
“남들은 미쳤다고 했지만 올해 높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확신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현욱(사진) 거시경제연구부장은 “한때 마음고생이 심했다”며 지난해 말 KDI가 ‘2010년 경제전망’을 제시할 당시를 떠올렸다.
지난해 KDI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5.5%로 전망했다. 국내 경제연구기관 중 5% 이상 성장치를 내놓은 곳은 KDI가 유일했다.
전망치도 타 기관보다 최소 1% 포인트 이상 높이 잡은 것이다. 글로벌 더블딥 우려가 나오던 상황에서 KDI의 전망은 무모해보였다. 다른 경제기관이나 시장에서 “KDI가 정부에 잘 보이려 한다”는 수군거림도 있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KDI의 혜안은 단연 돋보인다. 김 부장은 “과거 여러 위기 이후 우리 경제에 나타났던 상황과 중국 중심의 세계경제 회복 조짐을 보고 고성장을 예감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0년대 카드사태 이후 신속한 구조조정과 추진력 등을 통해 단시간에 위기를 극복한 우리 경제의 저력에 주목했다는 것. 또 중국 등 신흥국 중심으로 대외교역이 정상화하는 조짐을 보고 수출중심의 성장구조를 갖고 있는 한국 경제에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을 간파했다.
KDI는 내년 경제성장률을 4.2%로 예상한다. 정부(5.0%), 한국은행(4.5%)보다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수치다. 김 부장은 “유럽 등의 재정 위기가 확대돼 세계경제 리스크와 불안정성이 커질 가능성”을 그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내수가 올해보다 견실해져 체감 경기와 고용 여건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상환능력이 높은 계층의 가계대출 비중이 높아 큰 부작용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고세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