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성장률 5.5% 예측 가장 근접
입력 2010-12-23 21:05
올해는 경제 예측 능력을 놓고 경제조사기관들 간에 사실상 3년만의 ‘진검승부’가 펼쳐진 해였다. 2008년 하반기에 본격화된 세계 금융위기라는 ‘거대 외생변수’로 인해 2008년과 2009년에는 대부분의 전망치가 크게 어긋났기 때문이다.
국내 경제연구기관 중 올해 경제성장률에 가장 가깝게 전망한 곳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이었다. 물가상승률은 삼성경제연구소와 한국경제연구원의 전망이 적중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국내 최고 경제예측기관인 한국은행은 2년 연속 성장률 전망치가 크게 빗나가 명성에 빛이 바랬다.
일반적으로 경제 예측에서 성장률이 가장 중요한 지표라는 점에서 올해 경제전망의 승자는 KDI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은행 KDI 삼성경제연구소 LG경제연구원 한경연 등 국내 5개 주요 연구기관이 지난해 말 발표한 ‘2010년 경제전망’을 보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경우 KDI가 5.5%를 예측해 올해 예상치(6.1%안팎)에 가장 근접했다.
KDI는 지난해 11월 22일 가장 먼저 2010년 경제전망을 발표했으며 당시 정부 및 경제계에서는 “KDI가 지나치게 전망을 높이 잡았다”고 비판하는 등 논란이 있었다. 금융위기의 터널을 완전히 빠져나오지 않은 데다 글로벌 더블딥(반짝 경기상승 후 다시 침체)의 우려로 고속성장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었다. KDI는 당시 “그동안 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과 중국 등의 회복조짐을 고려했다”고 밝혔으며 1년 후 KDI의 예측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KDI 외에 5%대 성장률을 전망한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원은 각각 4.3%, 4.6%를 제시했으며 한경연은 4.2%를 예상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전문 인력과 최신 통계기법을 보유한 한국은행은 4.6%를 예상해 오차율이 1.5% 포인트가량 됐다.
한은은 2009년에 대한 성장률 전망도 2.0%로 예상하면서 확정치(0.2%)와 괴리를 보였다.
물가상승률의 경우 민간경제연구소의 예측이 돋보였다. 삼성경제연구소와 한경연이 올해 물가를 각각 2.9% 오를 것으로 예측해 한은이 지난 10일 밝힌 올해 예상치(2.9%)와 정확히 일치했다. 한은은 2.8%를 예상했고 KDI와 LG경제연구원은 2.7%로 내다봤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