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되레 毒 될라” 축산농가들 효과 의구심
입력 2010-12-23 18:16
“구제역 백신 접종 약 될까. 독 될까.”
정부가 구제역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백신 예방접종’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뽑았으나 효과를 놓고 전문가와 축산농가들은 반신반의하고 있다.
백신 접종은 2000년 구제역 당시 단 한 차례 사용했던 처방으로 예방접종 중단 뒤 최소 6개월이 지나야 구제역 청정국 지위 회복 신청이 가능해져 세계 각국이 꺼리는 마지막 수단이기 때문이다.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박상표 정책국장은 23일 “살처분 정책을 유지하면서 1∼2주간 상황을 지켜본 뒤 접종을 해도 늦지 않다”며 “구제역은 개나 고양이를 매개체로 해 감염되는 사례도 있는 만큼 방법에 있어서도 특정 지역 내 소만을 대상으로 하는 제한적인 예방접종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축산농가들도 의구심을 갖기는 마찬가지다. 횡성군 우천면 영영포리에서 한우 110여 마리를 키우는 조원용씨는 “대만은 백신을 사용한 후에도 구제역이 더욱 확산됐다”며 “백신 부작용으로 임신한 소가 유산을 하고 젖이 마르는 사례도 보고된 만큼 정확한 과학적 근거 없는 백신접종은 원칙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춘천시 동내면 사암리에서 한우 100여 마리를 사육하는 손종묵씨는 “급한 마음에 백신을 맞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청정국 지위를 잃어 수출에 차질이 오는 만큼 과연 옳은 선택인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의회 의장단이 새로 도입한 소방헬기를 시승하며 구제역 발생으로 경황이 없는 양주시청을 방문, 업무보고를 받아 물의를 빚고 있다.
도의회에 따르면 허재안 의장과 강석오·김경호 부의장, 정재영 한나라당 대표, 천동현 농림수산위원장, 이해문 행정자치위원장 등은 22일 오후 1시 신형 소방헬기를 타고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양주시청까지 이동했다. 구제역 확산 가능성으로 구제역 발생 현장에서 반경 10㎞ 내에서는 헬기 이착륙을 금지하고 있다.
춘천=정동원 기자 cd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