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횡성까지 뚫려… ‘명품 한우’도 쓰러졌다

입력 2010-12-24 00:28

‘명품 한우’로 유명한 강원도 횡성까지 구제역이 번졌다. 정부는 오염이 심해 2차 감염이 우려되는 경북 안동·예천, 경기 파주·고양·연천 등 5개 시·군의 소에 대해 제한적으로 구제역 백신 예방접종을 하기로 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3일 강원도 횡성군 횡성읍 한우농장과 원주시 문막읍 한우농장에서 거품 섞인 침을 흘리고 잇몸 궤양 등 구제역 의심증상을 보인 한우가 정밀검사 결과 구제역으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날 평창과 화천, 춘천에 이어 강원도에서만 구제역 발생지역이 5곳으로 늘었다. 또 이날 횡성군 한우농장에서만 3건을 비롯해 원주시 소초면의 한우농장, 강릉시 구정면과 인천 강화군 양도면, 경북 영천시의 돼지농장, 경북 군위군 우보면 젖소농장에서도 추가로 구제역 의심증상이 신고됐다. 이로써 구제역으로 인한 살처분·매몰 대상 가축 수는 1462농가 27만8530마리로 늘었다.

정부는 오염이 심한 안동시의 경우 시 전체 지역을, 나머지 4개 시·군은 구제역 발생농장을 중심으로 반경 10㎞ 이내 소 13만3000여 마리(7016농가)를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실시하기로 했다. 지역별 예방접종 대상 소는 안동 1만7000마리(1446농가), 예천 4만7000마리(4106농가), 연천 1만8000마리(396농가), 파주 3만1000마리(723농가), 고양 2만 마리(345농가) 등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연천 파주 고양 등을 중심으로 구제역이 많이 발생한 곳을 예방접종 대상지역으로 정했다”며 “평창 등 강원도를 제외한 것은 소규모로 격리된 한우농가들이고 백신을 안 쓰고 억제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지역을 제외한 구제역 발생지역과 추가 발생지역에 대해서는 구제역 양성 판정 가축의 경우 지금처럼 살처분·매몰하되 확산 여부 등을 봐가며 추가 백신 예방접종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미 예방접종을 실시한 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할 경우 해당 농장의 우제류(소, 돼지, 사슴 등) 가축만을 매몰하기로 했다.

구제역 백신 예방접종은 25일부터 공무원, 공중방역수의사,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농협 등 200개 팀 800여명을 투입해 10일 이내에 끝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의과학검역원에서 보관하고 있는 30만 마리분의 예방약을 우선 사용하고, 영국 퍼브라이트연구소 항원뱅크에 비축하고 있는 120만 마리분의 예방약도 조기에 들여오기로 했다. 정부는 경북, 경기, 강원 등 3개 도에 걸쳐 구제역이 발생함에 따라 최고 경보수준인 ‘심각’ 단계에 준하는 전국적 방역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제한적 예방접종을 통해 구제역 추가확산을 막으면 6개월 후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다시 신청할 수 있는 자격요건이 생긴다”며 “예방접종을 한 다음에는 사전 정밀검사 후 구제역에 걸리지 않은 것이 확인될 경우 도축장으로의 출하 및 축산농가 간 거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