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연장로켓 ‘구룡’ 위력 사격… “적 도발 근거지 초토화”

입력 2010-12-23 21:44


23일 오후 2시50분. 휴전선에서 25㎞ 떨어진 경기도 포천군 승진훈련장 상공에 F-15K 전투기 2대가 나타났다. F-15K는 적 지상군 격멸용 MK-82 투하식 폭탄 8발을 9번 표적에 정확히 명중시켰다. 표적 주변이 순식간에 초토화됐다.

F-15K 사격에 앞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우리 군이 반격에 사용한 155㎜ K-9 자주포, 육군 공격헬기 500MD 등의 화기위력사격이 있었다. 특히 36개의 로켓 발사관으로 돼 있는 130㎜ 다연장로켓 ‘구룡’ 3문에서 54발이 발사될 때는 수백m의 불꽃 화염이 이어져 1000여명 훈련 참관자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K-9 자주포도 승진훈련장에서 5.6㎞ 떨어진 도평리 사격장에서 36발의 포탄을 발사했고 표적에 정확히 명중했다.

20분간의 화기위력사격에 이어 공지(空地)합동훈련이 시작됐다. F-15K 전투기가 투하한 포탄 연기가 채 걷히기도 전에 녹색오성신호탄을 신호로 5전차대대 소속 5대의 K-1 전차에 공격명령이 내려졌다. 5대의 K-1전차는 정지 및 이동 간 사격에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표적을 적중시키며 전진했다. 우리 군의 주력 전차인 K-1 전차는 유효사거리가 2.5㎞로 적 전차보다 원거리 사격이 가능하고 주야간 표적적멸장치를 갖춰 고속으로 기동하면서도 정확한 사격이 가능하다.

이때 가상의 적기가 나타났다. 지휘관은 신속히 격퇴를 명령했다. 신형 자주대공포 ‘비호(K-30)’는 30㎜ 쌍열포신으로 1분에 1200발을 발사, 가상의 적기를 무력화시켰다.

훈련의 대미는 ‘코브라 헬기’로 불리는 AH-1S 헬기의 토우 미사일 발사였다. 3발의 토우 미사일과 20mm 기관총 600발은 적의 전차 위치로 설정된 훈련장 표적에 모두 적중했다.

이번 훈련은 동계 공지합동훈련 중 최대 규모로 K-1 전차 등 11종의 화기와 AH-1S 공격헬기, F-15K 전투기, 대포병레이더 등 800여명의 병력, 105개의 무기와 장비가 참가했다.

특히 이번 훈련은 첨단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중심전(NCW)으로 실시됐다. 인공위성 등 탐지체계로 적을 찾아내 작전지휘소에 전파하면 합동참모본부에서부터 일선 대대급까지 거미줄처럼 연결된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해 즉각 타격하는 시스템이다.

훈련을 지휘한 1기갑여단장 주은식 준장은 “연평도 포격과 같이 적이 도발을 가해올 경우 철저히 응징할 것”이라며 “이번 훈련을 통해 국민들에게 우리 군의 굳건한 군사대비태세와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천=이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