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 한달 포연 가시지 않는 연평도… 194명만 불안한 귀향, 장사·조업 마비
입력 2010-12-23 18:06
북한군의 포격이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연평도는 예년의 활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경기도 김포시 양곡지구에 집단 이주한 주민들은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연평도로 돌아가는 것을 망설였다.
한때 29명까지 줄었던 연평도 주민은 시간이 흐르면서 속속 돌아와 현재 194명이 섬에 머물고 있지만 상업기능은 여전히 마비된 상태다. 식당과 상점들이 전부 문을 닫아 식품 등 생필품을 살 수 있는 곳은 군면세점(PX)을 겸한 편의점 한 곳 뿐이다. 자영업을 하는 주민 송모(47)씨는 23일 “주민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아 장사가 마비상태”라며 “가게 내면서 받은 대출금을 어떻게 갚아야 할 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연평도 주민들의 주업인 어업도 겨울어장을 놓쳐 큰 타격을 입었다. 연평도에서 인터넷으로 꽃게를 판매하고 있는 김모(46)씨는 “11월 중순까지 밖에 꽃게조업을 하지 못했다”며 “황금어장을 놓쳐 3000만∼4000만원의 손해가 났다”고 말했다. 연평도 꽃게를 들여와 수산시장 등에 넘기는 일을 하는 윤선업(45)씨도 “예년에 비해 물량이 3분의 1정도 줄어들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연평면 관계자는 “주민들이 김포에 마련된 임시거주지에서 돌아와 섬에서 생활을 시작해야 기능이 회복될 것”이라며 “아무래도 2달은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양곡지구에 임시거처를 마련한 연평도 피난 주민들은 “연평도가 완전히 바뀐 뒤에 돌아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피난민들은 포격 이후 인천 신흥동의 찜질방에서 한 달 가까이 생활하다 지난 19일 115가구 859명이 인천시에서 마련한 임대아파트로 이주해 가구당 평균 8∼10명씩 생활하고 있다.
주민대책위 관계자는 “주민들의 생활터전인 연평도에서 살고 싶지만 폭격을 경험한 상태이기 때문에 아직도 불안하고 무섭다”며 “생활여건이 열악한 연평도를 개발해 주민들이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평리 주민 문선기(66)씨는 “아직도 정부의 대책이 말로만 하는 게 많아 아쉽다”면서 “연평도를 완전히 달라지게 만든 뒤 들어가 평화롭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신승원 연평도 어민회장은 북한의 포격과 우리 군의 포사격 훈련으로 바다에 깔린 어구를 걷어 올릴 시기를 놓쳤다며 울상을 지었다. 신 회장은 “포사격 소동으로 선원들도 모두 떠나버려 어구철수를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다”며 “아직도 돌발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불안하다”고 하소연했다.
최승욱 이용상 기자, 김포=정창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