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촌에도 성탄의 기쁨이 함께 하기를”… 한목협, 서울 동자동 일대 주민 400여명 초청 예배

입력 2010-12-23 17:58


성탄절을 이틀 앞둔 23일 오후 서울 동자동 새꿈어린이공원. 저소득층 쪽방들이 즐비한 이곳에 크리스마스 캐럴이 은은하게 울려 퍼졌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어둠에 묻힌 밤….”

성탄 예배가 시작됐다. 예배 참석자들은 500여명. 이곳을 거주지로 살아가는 쪽방촌 주민 400여명과 예배를 주관한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 소망을찾는이, 서울성남교회, 사랑의교회, 은파교회 관계자와 자원봉사자 등 100여명은 성탄의 진정한 기쁨이 쪽방촌에 가득하길 기원했다.

이날 예배는 30분 만에 끝났다. 주민들을 추위에 떨지 않게 하기 위한 배려였다. 성탄 메시지를 전한 추연호(도봉교회) 목사의 설교도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성탄절의 진정한 의미는 소외 이웃을 위해 예수 그리스도가 오셨다는 데 있습니다. 예수님이 여러분과 함께 있습니다. 희망을 포기하지 마십시오.”

그럼에도 이날 예배는 쪽방촌 주민들에게는 예수님이 누구신지 알게 한 선교의 현장이었고, 주위에 따뜻한 이웃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 나눔의 현장이었다.

주최 측은 이날 쪽방촌 주민들을 향한 관심과 배려를 촉구하는 호소문을 통해 “힘겹게 살아가는 쪽방촌 주민들에게 한국 교회가 관심을 가져 달라”고 밝혔다. 소망을찾는이 대표 김용삼 목사는 참석자들과 함께 “나는 일할 수 있는 한 땀 흘려 일하겠습니다. 나는 절대 절망하지 않겠습니다” 등 8개항의 ‘소망을 찾는 선언문’을 낭독했다.

예배가 끝난 뒤 자원봉사자들이 예배 시작 전 준비한 선물보따리를 풀었다. 봉사자들이 직접 쓴 크리스마스 카드가 맨 먼저 눈에 띄었다. 쪽방촌 주민들의 겨울나기를 위한 이불과 황토찜질팩, 양말 2켤레, 휴대용 부탄가스 8개 등이 들어 있었다. 목회자들은 주민들에게 목도리를 선물했다. 참석하지 못한 주민들에겐 직접 배달하기도 했다.

쪽방은 ‘쪼갠 방’의 준말로 0.5평 내지 0.7평의 비좁은 방이다. 부엌, 화장실, 욕실조차 없는, 단지 잠만 잘 수 있는 방이다. 서울역 앞과 동자동 일대에서 쪽방살이를 하는 사람은 2000여명에 달한다. 쪽방 사용료는 하루 1만원, 월세 17만∼21만원이다. 그러나 독거노인들은 하루 1만원이 없어 신문지나 박스를 주우러 다니거나 구걸을 하기도 한다.

한목협 대표회장 손인웅 목사는 “성탄을 맞아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사랑을 전하기 위해 이런 나눔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자원봉사자 안진희(24·서울대 소비자아동학과4)씨는 “쪽방에서 생활하는 이들에게 한국 교회의 사랑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