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신학강좌] 성경인물 탐구
입력 2010-12-23 18:40
(25) ‘하나님 마음에 합한’ 인간 다윗 (1)
신약성경의 서두(마 1:1)에서 명시하듯이, 다윗은 아브라함과 함께 구약을 대표하는 인물이요, 그 이름(다비드·‘사랑을 받은 자’)처럼 구약 인물 중 가장 큰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사람이요, 그 별명(‘하나님 마음에 합한 사람’, 행 13:22)처럼 하나님의 마음을 가장 기쁘시게 해드린 사람이다. 30여명의 이스라엘 왕 가운데 그를 능가할 왕이 없을 정도로 그는 400년 왕국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리더십의 모델이며, 아브라함 언약대로 역사상 가장 영토가 넓은(“애굽강에서 큰 강 유브라데까지”, 창 15:18) ‘다윗제국’을 건설한 사람이다. 성서 저자들이 그에게 구약의 그 어떤 인물보다 많은 지면을 할애한 것은 당연지사였다.
블레셋의 대장 골리앗을 격파하자 여인들이 “사울의 죽인 자는 천천이요 다윗은 만만이라”(삼상 18:7) 노래할 만큼 그는 일찍부터 유명한 전사였다. 그는 주변의 모든 적국(블레셋, 에돔, 모압, 암몬, 아람)과의 전쟁에서 백전백승하여 속국으로 거느렸고, 애굽 및 두로와는 동맹을 맺어 명실공히 ‘샬롬’(온전함·‘원수 없는 온전한 평화’)의 챔피언이 되었으며, 역사상 가장 많은 금과 은을 비축한 경제부국을 건설하여 백성에게 ‘배부르고 등 따스한’ 만족을 안겨주었다. 그는 사울왕의 리더십에 실망한 선지 사무엘에게 외모가 붉고 눈이 빼어난 소년으로 기름부음을 받았으며, 사울왕에게 특채되어 왕의 우울증을 치료할 정도의 탁월한 음악연주가였고, 시적 재능까지 구비하여 이스라엘에서 가장 많은 찬송시(70여 시편)를 작사 작곡한 시인이었으며, ‘다윗과 요나단’으로 회자될 만큼 그는 아름다운 우정의 표본이었다.
성서 저자의 다윗에 대한 냉혹한 보도는, 다윗 이야기의 역사성을 부인하는 학자들 주장과는 달리, 오히려 다윗 자료의 객관적 역사성을 입증한다. 그를 살인마로 비난한 시므이의 평가(삼하 16:7)를 비롯하여 그는 밧세바와 간통하고 충신 우리야를 죽게 한 악인, 자녀교육의 실패자, 아내(미갈)에게 비정한 남편, 고대 중동에서 금기시되던 인구조사로 영광을 과시하려다가 국가적 재난을 초래한 지도자 등으로도 묘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과 성서 저자들이 이구동성으로 그를 사랑하고 칭찬한 이유는 무엇인가?
다윗의 위대함에 대한 성서 저자의 긍정적 평가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그는 야웨 하나님의 전능하심과 자비하심을 믿었다. 그러기에 생명을 걸고 거인 골리앗과 대결하였고, 범죄 후에도 하나님께 회개하고 용서받는다. 둘째, 그는 창조신학(창 1)에 근거하여 하나님께서 찬송과 예배를 가장 기뻐하신다는 사실(시 22:3; 사 43:21)을 인식, 하나님을 예배하고 찬양하는 것을 삶의 최고 목표로 삼았다. 그는 즉위 후 첫 프로젝트로 예루살렘을 도읍으로 정하고, 그곳으로 법궤를 이동하고, 성막을 설치하고, 4000명 성가대(대상 23:5)로 하여금 주를 찬송케 하며, 성전 건축을 위하여 금 3000달란트와 은 7000달란트를 봉헌하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선지자와 제사장을 존경하고 그들의 훈시를 신언(神言)으로 받들었다. 그는 사무엘의 지시에 따라 거취를 결정하고, 자신의 죄를 고발하는 나단 선지자의 책망을 겸허히 수용한다.
오늘의 대한민국에도 다윗 같이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지도자가 많이 태어나 통일한국의 새 역사를 이루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때가 속히 도래하기를 기도해 본다.
장영일 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