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동교회 송병구 목사, “지구촌 희귀 십자가와 함께 묵상해보세요”
입력 2010-12-23 18:41
‘십자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십자가는 영광인가, 아픔인가, 생명인가, 죽음인가?’
송병구(49·사진) 색동교회 목사가 16년간 세계 희귀 십자가를 수집하고, 연구한 것은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과정이었다. 지금 송 목사는 “사람들은 각자 자기 삶의 자리에서 십자가를 만들었고, 그것을 자기 십자가로 졌다. 십자가는 그냥 성상이 아니라 바라보는 자들의 신앙고백이다”고 말한다.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사에서 송 목사를 만났다. 그는 23일 십자가 묵상집 ‘십자가 사랑’(한알의 밀알)을 출간했다. 실물 십자가 화보를 담은 묵상집은 국내 최초이며 전 세계적으로도 사례를 찾기 힘들다고 한다.
“성탄절을 앞두고 십자가를 얘기한다는 것이 뜬금없이 들릴 수도 있지만 십자가는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힌 ‘성 금요일’에만 묵상해야 할 것이 아닙니다. 예수의 탄생, 즉 베들레헴의 말구유부터 죽음인 골고다언덕, 이후 승천에 이르기까지 예수님의 전 생애가 십자가였습니다.”
책에는 폴란드 비엘리치카 광산에서 채굴된 소금으로 만들어진 십자가, 독일을 동서로 나눴던 철조망으로 제작한 십자가, 이슬람 전통의 꽃문양이 새겨진 스페인의 이중십자가 등 56점의 희귀 십자가가 실렸다. 이들 십자가에는 기쁨, 생명, 기도, 평화, 고통 등 다양한 의미들이 담겼다고 한다. 책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신다’ ‘누가 나의 제자냐’ ‘하나님 나라는 너희 가운데 있다’ ‘너희의 근심이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십자가의 길’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등 모두 7장으로 구성됐다.
송 목사는 각각의 십자가에 4복음서 중 한 구절과 십자가와 관련된 해설을 붙였다. 또 각 장 마지막 부분에는 주제에 부합하는 신앙 에세이를 곁들여 독자들이 다시금 묵상토록 했다.
송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를 어떻게 묵상할 것인가를 먼저 염두에 두고 책에 실을 십자가를 선택했다”며 “그냥 십자가 화보라기보다는 예수님과 함께 떠나는 십자가 순례기로 보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송 목사는 1985년 경기도 김포에서 문수산성교회를 개척, 9년간 시무했으며 94년 독일로 건너가 한인교회에서 8년반 동안 사역했다. 그때 50여 나라의 십자가 1000여점을 수집하고 연구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6년간 감리회본부 기획·홍보담당으로 일했고, 지난 8월 사임한 뒤 의왕시 한 상가 건물에 색동교회를 세웠다. 그가 수집한 십자가는 현재 김포 고천감리교회 내 ‘크로스 갤러리’에 전시돼 있다. 송 목사가 2005년 십자가의 상징에 대해 쓴 ‘십자가, 168개의 상징 찾아가기’는 지난해 일본에서 번역 출간되기도 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