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일 “한반도 주도권 잡을 정책을”
입력 2010-12-22 18:26
보·혁 진영의 대표 인물이 22일 대북 정책에 관해 나란히 목소리를 냈다. 북한의 연평도 도발과 우리 군의 해상사격훈련으로 그 어느 때보다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어서 이들의 주장은 양 진영의 기류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신동북아 시대의 한반도 통일’을 주제로 세종연구원이 주최한 포럼에서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대북 전략 연구를 총괄하는 국가 차원의 ‘전략원’을 설립해 새로운 대북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이사장은 “북한의 정치, 경제 문제로 향후 1∼2년간 한반도 상황이 크게 흔들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통일을 위한 전략적 대북정책 수립과 국민 통일의식 재정립이 요구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우리는 통일에 대한 의지도, 열정도 없이 현상유지를 정책적 목표로 삼아 왔다”고 지적했다. 박 이사장은 “주변국들은 한국을 뺀 ‘북한 급변사태 이후’를 그리고 있는데, 우리가 주도권을 잡지 못하면 중국의 눈치를 보는 3등 국가로 전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진보 진영의 문정인 연세대 교수는 이날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가 연 조찬 강연회에서 “현재의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서는 남과 북의 정상이 만나 평화 문제를 해결하는 것 말고 다른 방안이 없다”고 강조했다. 문 교수는 “남북 정상이 만나 서해 문제 등 평화 문제를 타결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도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만나 국교를 체결하는 것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꿈 같은 얘기지만 이 대통령이 마음을 먹고 ‘통 큰 외교’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 정부는 평화 구축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며 “심지어 정부가 대북정보 수집과 분석에 실패해 북한의 의도를 왜곡하는 게 아닌지, 또는 북한 붕괴론에 대한 과도한 환상에 빠져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비판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